본질

사람마다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릅니다. 같은 행사에 참여해도 참여한 행사장의 위치, 공간이 주는 느낌, 편리한 정도, 행사의 내용 등 행사에 참여한 사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가 다릅니다. 그래서 사람마다 만족하는 정도가 다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모두를 만족시키는 내용은 없다는 것입니다.


이번 주에 원데이 클래스를 운영했습니다. 50명 정도 참석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하루 동안 이력서를 작성하고 입사 지원까지 해보는 내용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만족도 설문을 받았습니다. 강의와 실습, 공간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았지만, 참가자가 만족하는 부분은 조금씩 달랐습니다. 그리고 일부 만족하지 못하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바라볼 때도 그렇습니다. 한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이 서로 다릅니다. 어떤 사람이 보면 너무 좋은 사람인데, 다른 사람이 봤을 때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평가받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 되었다가 별로 그저 그런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평가를 비일비재하게 받다 보면 인간관계에 염증을 느끼게 됩니다.


부정적인 시선은 본질을 놓치는 순간에 찾아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의 내용이 핵심인데, 강사의 생김새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 강의 만족도를 낮게 평가한다면 강의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동료 관계에서 협업이 핵심인데, 동료의 행동 패턴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마음에 안 든다고 평가하는 것은 협업의 본질을 오해하는 것입니다.


좋다, 싫다 선호가 명확한 것이 나쁘지 않습니다. 문제는 개인 선호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내용이 객관적이라고 믿는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 선호는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판단일 뿐 객관적 사실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개인 선호를 기준으로 사람과 상황을 좋다, 싫다 또는 옳다, 그르다 판단을 내리고 소통을 하는 것은 현명한 의사결정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실제 사례가 아닌 가상의) 회사 대표가 구성원에게 제공하는 복지를 아까워합니다. 돈을 아껴야지 왜 불필요하게 돈을 쓰느냐고 의문을 가집니다. 그 돈이 만약 당신 소유라면 그렇게 마구 사용할 수 있겠는가 반문합니다. 당연히 구성원 입장에서 아쉽겠지만, 대표 입장을 헤아려 본다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어렵게 번 돈을 많은 고민을 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돈을 아껴야 한다는 판단이 무조건 옳으냐, 그런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돈이 사용된다는 관점에서 당신 소유라면 그렇게 펑펑 쓸 수 있겠냐고 물으면 누가 ‘네’라고 대답할 수 있겠습니까? 돈이 만들어낼 가치를 환산해야 할 것입니다. 구성원에게 복지 혜택을 제공했을 때, 근무 만족도 상승으로 업무 효율이 올라가는 부분을 계산해야 돈을 사용하는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생각을 깊게 오래 하고 사람이나 상황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내용만 가지고 선입견을 갖고 오해를 하는 것 같습니다. 알고 보면 그게 아닌데, 탐구하거나 고찰해 보지 않고 너무 쉽게 그 사람은, 그 상황은 그럴 것이라고 넘겨 짚으며 사는 것이 아닌가 반성해 봅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사람이나 상황이 주는 첫인상이 본질이라고 믿고 있지 않나요?


다름을 틀렸다고 판단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네요. 다른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매끈하고 부드러운 것이 좋은데, 거칠고 울퉁불퉁한 모양을 보면, 분명히 형편없을 거라고 판단하는 습관을 버리고 싶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사람과 상황이 가진 내면의 본질을 헤아리고 싶습니다.


분주한 일상을 잠시 멈추고 고민하는 시간을 때때로 만들어야 합니다. 오해하고 있는 것들을 꺼내어 관찰하고 이해해 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무엇이 ‘나’와 다르고, 다른 그것이 어떤 특징이 있는지 세밀하게 파악해 봐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본질을 깨닫게 된다고 믿습니다. 그동안 놓치고 있던 본질을 깨닫게 되는 우리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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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12일 오전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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