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만 vs 한 번도



이번 딱 한 번만 눈 감고 모른척하자는 생각과 단 한 번도 허락하지 않고 이번에도 기준 따라 행동하는 것 사이에 매일 갈등이 일어납니다. ‘한 번만’ 하자는 생각은 편리합니다. 눈에 보이는 쉬운 길로 요리조리 장애물을 피해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애물은 정도를 걸으면 만나는 예상되는 어려움이고, 쉬운 길은 정도를 어긋나는 지름길로 기준이 없고 타협만 존재합니다.


‘한 번도’ 허락할 수 없다는 대쪽같은 생각은 상대적으로 피곤합니다. 지켜야 할 기준을 떠올려 예상되는 피곤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간과 노력을 사용하여 장애물을 넘고, 달려야 겨우 도달할 수 있는 과정과 목표입니다. 기준을 지켰을 때 누릴 수 있는 건 겨우 뿌듯함 정도일 것입니다. 그래서 ‘한 번도’ 허락할 수 없다는 삶은 손가락질 받습니다.


‘뭘 그렇게 뻣뻣하게 굴어. 이 번 한 번만 그냥 대충 쉬운 길로 가자고’ 우리들의 일상엔 ‘한 번만’ 이렇게 하자는 생각이 팽배합니다. 굳이 쉬운 길을 놔두고 어려움이 예상되는 바보 같은 선택을 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말하니 연약한 우리고 다수 의견에 휩쓸리기 십상입니다. 그렇게 한두 번 사람들 생각 따라 살다가 보면 기준 없이 쉬운 길만 찾게 됩니다. 


정도를 지키며 사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외롭고 고된 삶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기준을 고집하는 일이 과연 옳은 것인가 자신의 내면과 끊임없이 싸워야 합니다. 정도를 지킨다고 누가 상을 주는 것도 아니고, 하늘에서 대단한 축복이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오늘도 기준을 지키며 살았노라 평범한 일상에 안도하며 감사하는 것이 전부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한 번만’ 기준을 무시하고 편리한 길을 선택하는 인생은 무엇이 중요하고 옳은 것인지 모르고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빨간 신호를 봐도 무시하고 지금 가고 싶은 길을 가게 됩니다. 가지 말아야 할 길인데 편리해 보이고, 빨리 갈 수 있는 지름길 같지만 그 길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높은 확률로 기대보다 덜 좋은 것을 만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한 번도’ 기준을 벗어난 선택을 하지 않는 인생은 흔들림이 없습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바람이 불고 폭우가 쏟아져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고난이 영원할 것 같지만, 순간이라는 것을 알기에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을 찾아서 묵묵하게 나아갑니다.


‘한 번만’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삶에 진짜 이득은 없습니다. 현실과 타협하는 사람에게 돌아오는 것은 적당한 이익입니다. 더 많아 보이고 좋아 보이지만 막상 손에 남는 건 별 볼일 없는 것뿐입니다. 그래도 원래 사는 게 그런 거라며 스스로 위로합니다. ‘한 번만’ 대충 살자고 생각하는 사람들끼리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위로하는 척, 서로의 옳지 않음을 눈감아 줍니다.


‘한 번도’ 대충 일하지 않는 삶에 진짜 이득은 깨끗한 마음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큰 상이 주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모두 알고 있습니다. ‘한 번도’ 벗어나지 않는 모습이 얼마나 대단하고 아름다운지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사실 모두가 잘 알고 있고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도’ 기준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해서 좋은 일만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그 삶에 불안함은 없습니다. 어지러운 마음을 가진 친구들이 많은 것보다 혼자 평온함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갈 것인가, 말 것인가,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무수한 경로 앞에서 고민하고 갈등합니다. 다만, 어디로 가는 것이 옳은 길인지 마음은 알고 있습니다. 그 마음 따라 선택하는 우리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더 좋아 보이는 길이나 더 편해 보이는 길 말고, 우리가 오늘 가야 할 길을 갑시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일 말고, 더 재미있어 보이는 일 말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합시다. 옳은 선택이 쌓이면 반드시 그에 합당한 결과를 내는 사람이 된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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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16일 오후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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