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사람은 AI를 어떻게 쓸까?



어제는 회사 창립 7주년 기념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구성원들을 위해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고자 조직문화 TF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고민한 끝에, 가장 좋은 선물은 '휴가'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만장일치로 창립 기념일에 휴가를 제공하자는 의견이 모였고, 이를 경영진에게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휴가보다, 유익한 강의로 하루를 시작하고 여유 있게 쉴 수 있다면 더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고, 결국 오전 2시간 동안 강의를 듣고, 특별한 점심 식사를 함께한 후, 오후에는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는 방식으로 하루 일정을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창립 기념 특별 강의 주제는 'AI 시대, 일 잘하는 사람의 AI 활용법'이었습니다. 강의는 우아한형제들에서 프론트엔드 엔지니어로 근무 중인 임동준 님께서 맡아주셨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강의는 매우 알차고 유익했습니다. 준비된 강의 자료를 통해 강사님의 사고방식과 업무 태도를 엿볼 수 있었고, 저 역시 많은 인사이트를 얻으며 강사님을 벤치마킹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AI 시대에 '일 잘하는 사람'이란 단순히 AI 도구를 잘 활용하는 사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AI에 의존하기보다는, 자신의 사고력과 AI의 제안을 비교하고 분석하여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편리함만을 추구하다 보면, 사고력은 약화되고 결국 AI에 의해 대체될 수 있습니다. 인간이 AI를 활용한다는 것은 인간의 지능 위에 인공지능을 덧입혀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도구의 사용법을 다른 이에게 알려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한 기능 설명이 아니라, 그것을 어떤 목적과 맥락에서 활용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엑셀의 단축키나 함수를 많이 안다고 해서 데이터 분석을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분석하려는 데이터의 성격과 목적을 이해한 뒤, 적절한 도구를 선택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비로소 '잘하는 것'입니다.


AI 활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AI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그대로 실무에 적용하는 것은 반쪽짜리 활용입니다. 어떤 목적을 위해 AI를 활용할지 정의하고, 그 목적에 맞게 질문하고, 나온 답변을 실무에 맞게 가공하고 적용하는 사고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기능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부터 AI에게 "이걸 만들어줘"라고 요청하기보다는,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핵심 기능을 먼저 기획해 본 후, 이를 기준으로 AI에게 코드를 요청하고 비교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이렇게 하면 AI의 지식 위에 자신의 사고를 더해가는 과정이 됩니다.


AI는 멘토이자 코치, 선생님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방대한 지식과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조력자로 AI를 활용할 수 있다면 훌륭합니다. 다만, 모든 것을 AI에게 맡기는 것은 매우 위험한 접근입니다. 인간의 능력은 사용하지 않으면 정체되는 것이 아니라 퇴보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두뇌도 근육처럼 쓰면 쓸수록 강화됩니다.


예를 들어, 디자인을 AI에게 맡겼을 때 매번 다른 스타일로 결과물이 나와 실망한 경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원하는 스타일의 통일성을 유지하려면, 핵심 디자인 요소나 '디자인 에센스'를 AI에게 명확히 전달해야 합니다. 원하는 질감이나 분위기, 컬러 등을 공유하면 AI도 일관된 결과물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AI가 전부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실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래에는 더 나은 결과를 제공해 줄지도 모르지만, 현재는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명확한 요구사항과 핵심 요소를 전달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AI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먼저 우리가 하는 일의 본질과 에센스를 스스로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결국, 인간의 상상력과 기계의 데이터를 조화롭게 결합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시너지가 발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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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23일 오후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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