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이라 말하고 결국 투자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고, 성공의 비밀이나 부자가 되는 방법이라 말하면서 결국 투자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고, 처음부터 투자 전망이라 대놓고 말하고 투자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유튜브 동영상 콘텐츠와 각종 텍스트 콘텐츠, 교육으로 포장한 콘텐츠를 쭈욱 보다보면서 아주 재미있는 포인트를 찾았다.
작년말부터 정치와 경제 상황이 급변할 일이 연이어 터져서 몇년만에 자산을 대대적으로 다시 살펴보다가 아파트 매매할 일이 있어서 작년말부터 지금까지 반년정도 경제전망과 투자전망 콘텐츠를 매일매일 열심히 봐왔다. 2015년 하반기부터 1년여 인생 2막 설계의 첫단계 10년 장기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정보를 모았던 때 이후니 9~10년만의 일이었다. 그 사이 콘텐츠가 많이 진화했고 더욱 교묘해졌다는 걸 느끼면서 다양한 시각의 콘텐츠를 다량으로 소화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행동으로 옮기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흥미로운 점을 찾았다.
일단 자극적인 제목이나 썸네일로 조회수 장사하는 건 더욱 심해졌는데 제목이나 썸네일상 카피에 대한 내용을 제대로 풀어주는 콘텐츠와 그렇지 않은 콘텐츠로 나뉘어 있었다. 시간의 문제일 뿐 시장의 정화기능을 믿는 편인데 역시나 제목과 썸네일이 내용과의 간극이 큰 콘텐츠는 결국 외면 받게 된다. 관심을 끌기 위한 무리수는 그야말로 싼티와 천박 그 자체, 사람들은 계속 속지 않는다.
경제전망과 투자전망은 중간이 없다. 앞으로 잘될거다, 올라갈거다 아니면 앞으로 망할거다, 떨어질거다, 딱 두개만 존재한다. 아주 심플하다. 정보를 제공하고 결론을 보는 사람에게 내라고 하는 건 안먹힌다. 그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일부는 그런 콘텐츠를 어차피 아예 보지 않거나 일부는 보면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 콘텐츠 소비자 대부분은 아예 결론 정해서 떠먹여주길 원한다. 그러니 선택은 단 두가지 뿐이다.
확실히 더 관심을 끄는 건 망할거다, 떨어진다, 대폭락이 온다, 위기다를 외치는 콘텐츠다. 하락론자, 폭락론자, 비관론자가 확실히 더 관심을 끌고 지지를 받는 분위기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과 콘텐츠는 마치 사이비 종교의 교주와 종말론 같은 느낌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이번엔 정말 망한다, 이번엔 정말 위기다, 이번엔 정말 대폭락을 한다면서 평균 두달에서 세달에 한번꼴로 이야기하더라. 그 주기는 완전 일정하다. 망한다고 했던 시기, 폭락한다고 했던 시기가 지나면 이번엔 그렇게 되지 않은 이유 대충 가져다 붙이고선 혹은 얼굴에 철판 깔고 그 마저도 언급도 안하고 새로운 불안감과 공포감을 조성할 새로운 망할, 폭락할 시기를 이야기한다. 이 기간만 우연히 그런건가 앞서 올렸던 콘텐츠들을 봤더니 계속 같은 패턴이다. 종말론을 내세운 사이비 종교와 똑같다.
하지만 내가 재미있게 느낀 부분은 이런 이들의 행동이 아니라 이들을 추종하거나 따르는 콘텐츠 소비자들이었다. 부정확한 하락론자와 폭락론자로 찍혀서 이 사람이 하는 말을 무조건 반대로만 하면 된다는 평가가 붙어 조롱 당하기까지 해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따른다. 하다못해 이들 말 듣고 매번 망하고 떨어질 타이밍만 보다가 좋은 기회 다 놓쳐서 고만고만하게 정체되거나 밀려나도 같이 세상 망할거다, 경제 위기다, 부동산 대폭락한다, 주식 떨어질거다 같이 이야기한다. 즉 소위 경제와 투자 전문가라 말하는 이들과 마찬가지로 따르는 사람들도 하락론자, 폭락론자, 비관론자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예측을 잘못하고 틀릴 수는 있지만 여러번 반복되고 그것을 인식하거나 직접 피해를(?) 봤다면 더이상 따르지 않는게 상식적이지만 여전히 따르거나 같은 견지를 가지고 있다는게 재미있는 점이다. 물론 그 전문가들이 정말 그런 사람들인지, 그런 말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가지고 돈을 벌려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유명세로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돈을 버는 것 같기는 한데, 낙관론을 펼치는 전문가들이 강연과 교육, 컨설팅을 체계화시켜서 돈을 버는 그림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약하다. 돈 벌 수 있다는 노하우나 사기(?)를 가지고 돈 벌려면 경제던 투자던 전체나 일부나 잘되거나 상승하는게 있어야 하니 당연한 그림이다.
반면에 상승론자, 떡상론자, 낙관론자 전문가나 콘텐츠는 완전 반대다. 추종하거나 따르는 사람들 역시 상승론자, 떡상론자, 낙관론자다. 마찬가지로 이들 역시 보고 싶은 것과 듣고 싶은 것만 보고 듣는다. 큰 돈 벌어 성공하겠다는 생각으로 희망에 도박을 한다. 그 전문가들이 하는 말 하나하나에 귀기울이고 콘텐츠를 소비하고 강연과 교육, 컨설팅에 돈을 쓰면서 부자가 되길 꿈꾼다. 같은 사이비 종교 스타일이긴 하지만 종말론이 아니라 다단계 형식을 띈다. 투자 시장은 철저히 제로썸 게임이다 보니 나 대신 돈을 잃을 누군가가 계속 유입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앞서 언급한 비관론자들이 고만고만한 상태에서 자기 위안을 목적으로 하는 것과 달리 극히 일부는 정말 부자가 되고 대부분은 돈을 잃는다. 한마디로 모 아니면 도가 된다. 전문가의 탈을 쓰고(?) 사기꾼이 많은 것도 이 영역이다. 돈이 몰리는 영역이니 더구나 욕심에 눈 먼 사람들이 많으니 사기꾼이 많은 건 당연하다. 극히 일부 운이 좋아서 성공한(?) 사람은 영웅이 되고 다시 전문가로 추종받는다.
구경하고 있으면 참 재미있다. 어느 방향이던 대중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대표적인 주제인데, 미래에 대한 예측은 그렇게 단순하게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애써 무시하고 믿고 싶은대로 믿는 주제다. 세상 그렇게 심플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그렇다면 누군가가 사다리를 탈 기회도 없을거다. 세상을 움직이고 경제와 투자를 움직이는 주요 요인은 과거의 기록도, 데이터도 아니고 예상 못하게 튀어나오는 변수에 의해서다. 미래는 이럴거다 단언하는 사람은 사기꾼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을 따르거나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은 경제와 투자, 내 돈까지 걸린 문제임에도 가장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생각해야할 때 가장 감정적이고 비이성적으로 생각하는 비상식적인 재미있는 주제다. 결국 콘텐츠는 자기가 세상에 대해 가진 관점대로 대신 말해주는 것을 소비한다.
올해만도 이미 2월, 4월, 6월에 경제위기가 온다, 부동산 대폭락이 온다고 했는데 현재 다들 아는 상황이다. 이젠 7월에 또 망하고 대폭락할거라 하는데 팝콘 먹으면서 구경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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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20일 오전 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