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前 CEO 3인, '이건희 경영'을 말하다
중앙시사매거진
버핏은 2009년 주주서한에서 미국 주식은 '경제는 난장판이 될 것이다(the economy will be in shambles)'라고 썼다. 언론은 이 여섯 단어를 경쟁적으로 보도했고, 그 결과 세계 증시는 요동쳤다. (2009년 3월 2일 S&P 500지수는 1996년 이후 최저점으로 폭락했다.) 그 말 뒤에는 '하지만 그것 때문에 주식 시장이 오를지 아닐지는 예측할 수 없다(but that conclusion does not tell us whether the stock market will rise or fall)"는 말이 있었지만, 언론은 보도하지 않았다. 유명한 말은 그 자체로도 힘이 있지만, 와전되기 쉽다. 전후의 맥락을 잘 파악해야만 비로소 무슨 뜻인지 알게 된다. 이건희 회장의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는 말 또한 그렇다. "장장 68일 동안 그룹 주요 임원을 모두 불러다 일절 회사 일을 시키지 않았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말이 지금도 회자되지만, 그런 말을 뱉어내기까지 켜켜이 쌓였던 회장의 고뇌를 아는 사람이 당시에는 거의 없었다." "허태학: 즉흥적이고 제왕적인 모습으로 비춰질지도 모르지만, 어떤 문제든 핵심, 즉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면 과감한 결정과 결심을 하기 어렵습니다. 이 회장은 항상 본질에 천착하는 경영가였어요. 원대연: 회장의 결단은 곧 그룹의 운명을 좌우할 수밖에 없습니다. 머릿속에 어떤 과제가 들어서면 몇 달이 걸리더라도 본질을 파악한 후에야 손을 대는 게 이 회장 스타일입니다. 전문경영인들이야 현장 경험이 있으니 그럴 수 있지만, 놀라운 게 이분은 앉아서 생각하는 분이잖아요. 수많은 책과 종합적인 정보를 통해 정확한 답을 얻을 때까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거죠. 그러면 결국 본질에 접근하게 됩니다. 그러니 10년, 20년을 예측하면서 화두를 던졌고, 결국 그게 다 맞아떨어졌어요. 깊은 고뇌와 사상적 깊이에서 나온 겁니다."
2020년 12월 24일 오후 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