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가 시장을 지배할 수 있었던 문화적 이유> 1. 나이키는, 미국에서 가장 인상적인 혁신 기업 중 하나다. 2. 나이키가 어떻게 해서, 그런 뛰어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는지를 설명하자면, 혁신이 어떻게 작용하는가와 관련된 중요한 단서부터 알아야 한다. 3. 혁신 전문가들은, 나이키의 성공을 더 좋은 제품 모델의 근거로 설명한다. 쉽게 말해, 나이키가 우수한 제조 기술을 보유한 기술 기업이었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다. 4. 하지만 이런 설명에는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 우수한 기술력만으로 나이키의 성공을 설명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실제로) 나이키의 중대한 기술 혁신인 에어 밑창이 처음 출시되었을 땐 매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 했다. 5. 오히려 (에어 밑창이 출시된지) 10여년이 흐른 후, 혁신적인 광고 캠페인을 등에 업고 재출시했을 때 비로소 나이키 매출의 효자 노릇을 할 수 있었다. 6. (게다가) 1970년대 말, 나이키가 아직 신출내기였을 당시 대부분의 운동화 제조업체들은 이미 고성능 운동화를 디자인하고 제조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고, 때로는 서로의 제품을 역설계하기도 했다. 7. 제품의 관점에서만 보면, (오히려) 나이키의 운동화는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에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끌만한 차별적인 특징이 없어 보였다. 8. 그렇다면, 나이키는 무엇을 다르게 한 걸까? 그 답은 운동화가 아니라, '광고'에서 찾을 수 있다. 전통적인 마케팅 모델은 나이키가 혁명을 어떻게 이루었는지 이해하는 데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 수 있다. 9. 하지만, (필립 코틀러와 케빈 레인 켈러 같은) 마케팅 전문가들은, 경쟁자들과 확실하게 구분되는 나이키만의 독특한 차별화 노선이 무엇이었는지 이해하기 위해 실증적으로 세부사항을 파고들기 보다는, 산업계에 널리 퍼진 '통념'에 초점을 맞췄다. 10. (많은 마케팅 전문가들은) 켈러처럼 나이키가 마이클 조던과 타이거 우즈 등 스타들을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 브랜드의 성공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강조한다. 11.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설명은 나이키의 기술 혁신 설명보다 문제가 더 많다. 왜냐, 사실상 올바른 설명을 거꾸로 뒤집은 것이기 때문이다. 12. 아디다스, 컨버스, 퓨마, 리복 등 나이키의 모든 경쟁자들도 나이키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전술을 사용했다. 그들도 스타선수의 뛰어난 플레이를 사용했다는 말이다. 13. (오히려) 나이키의 성공은, 스타선수의 뛰어난 플레이 신화와 같은 신발업계의 문화적 통념과의 연결고리를 확실하게 끊은데서 출발했다. 14. 나이키 특유의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스타선수의 초인적인 운동능력을 상투적인 방식으로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선수의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를 들려준 것이다. 15. 실제로 나이키의 광고에서는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전통적인 경쟁을 찾아보긴 힘들다. 그 대신 나이키는, 사람들에게 인종장벽과 성차별, 그리고 빈곤의 세계화라는 삶의 도전들이 겉으로 보기에는 극복할 수 없을 것처럼 보여도, 16. 실제로는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해 게토와 베리오에서 꿈을 키운 선수들을 통해 경쟁이라는 개념을 (경기장에서 벗어나) 훨씬 더 광범위한 맥락에서 접근했다. 17. 나이키 운동화의 객관적인 기능성만 놓고 보면, 다른 경쟁업체 운동화와 크게 다른 점이 없지만, 소비자들에게 인지된 가능성에 있어서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그 차이가 만들어지는 이유는 오직 하나였다. 18. 아무리 어려움이 닥쳐도 당당히 도전에 맞서는 정신으로 무장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Just do it이라는) 나이키의 영감적 신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19. 나이키는 시대에 걸맞은 적절한 이념을 매우 수사적이고, 뜻밖의 신화로 포장하여 제안함으로써 아디다스와 리복, 그리고 컨버스 같은 강력한 경쟁자들을 저만치 따돌려버렸다. 20.(이처럼) 나이키는 가장 극심한 형태의 사회적 차별까지도 기꺼이 극복할 수 있다는 문화적 표현을 만들어냈고, 그때서야 비로소 스포츠 브랜드의 지존이 되었다. - 더글라스 홀트, <컬트가 되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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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8일 오전 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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