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엔터'의 출범, 그리고 넥스트에 대한 단상
1. 워낙 큰 뉴스라서 많은 의견들이 있다. 나는 그저 미약하지만 작년부터 예상한 방향과 어느 정도 맞아서 이후에 대해 그려보는 중. 응원하고 있다. 잘 할 거라고 기대되기도 하고, 응원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
2. 카카오는 완전한 수직계열 구조를 짜는 것 같다. 네이버가 직접적인 책임을 피하되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구조를 짜는 것과는 다르다. 다를 수밖에. 네이버는 투자할 자본이 있고 카카오는 없으니까. 자기 살림으로 본격적으로 돈을 벌어야 하는 사업자의 심정이 느껴진달까.
3. 콘텐츠에 돈을 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퀄리티가 이슈가 아니다. 카카오는 HBO가 아니니까. 해외 콘텐츠 맛집들에 비하면 카카오는 가성비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다. OSMU 전략은 완성도가 아니라 효율성을 키우는 전략이다. 몸집이 작은 입장에서 취하기 좋은 전략이기도 하다.
4. 핵심은 콘텐츠의 연결성/관계성이다. 카카오의 오리지널 소스(IP)-각색-캐스팅-투자-제작-배급-부가가치 개발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이 각 노드의 고객들(=팬들)을 끌어당기고 융합시키는 게 이슈일 거다. 웹툰/웹소설 팬은 또 다르고, 아이돌 팬도 다르고, 영화 팬도 다르다. 비슷하지만 모두가 미묘하게, 그러나 결정적으로 다르다. 기존 팬을 재구성하는 게 아니라 사실상 새로운 팬을 만들어야 하는 쪽에 가깝다고 본다.
5. 이 과정에서 온라인/오프라인/디지털/피지컬 등 포맷은 중요하지 않다. 필요하면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투자도 할 수 있을 듯. 중요한 건 '콘텐츠'로 형성된 팬들이 카카오와 연관된 구조에서 계속 돈을 쓰고, 그걸 심지어 즐거워하거나 자랑해야 하는 것이다.
6. 어쩌면, 모든 콘텐츠 비즈니스의 원형 혹은 지향점은 오직 하나를 가리키는 것 같다. 월트 디즈니 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