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내려온다... 21세기 도깨비들이 왔다
Naver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그런 춤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제가 어느 분야에서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막춤도, 무용도 잘 모르니 ‘뭣도 아닌’ 독특한 동작이 나오는 거죠. 이날치와 함께한 춤도 한국 무용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절대 못 했을 거예요. 전통 민요에 맞춰 로킹(locking·스트리트 댄스의 일종) 스텝을 밟은 거니까(웃음).” “먼저 소리가 들리는 대로 그림을 그리고, 그걸 어떻게 몸으로 표현할지 고민해요.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건 ‘예측 불가능성’이죠. ‘1’ 다음에 ‘2’가 나오기보다, ‘니은’이 나오는 게 더 즐겁잖아요.” “감독님은 집요할 정도로 계산된 대로 표현하라고 강조해요. 특히 ‘관중이 환호하거나 웃는다고 절대 오버하지 말라’고 다잡으시죠.” "관객들이 환호한다고 우리가 더 익살스럽게 움직이면, 그때부터는 저희가 공들여 준비한 작품은 의미를 잃고 그저 ‘웃기는 작품’이 돼버리잖아요. 저희는 작품을 날것 그대로 관객에게 전달하고, 해석은 오롯이 관객한테 맡기고 싶어요. 그들이 웃든, 울든 그것은 그들 영역이니까.” 한가지 춤만 섭렵하는대신 막춤부터 발레까지 잡식한다. 예측불가능하게 만든다. 안무구성에만 수개월을 들인다. 철저히 계산한대로 표현한다. 관중 환호에 오버하지 않는다. '21세기 도깨비'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의 기괴한 매력이 그렇게 탄생했다. 세상을 홀렸다.
2021년 1월 30일 오전 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