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윤식당, 왜곡 주작 방송’이라는 제목을 단 글이 올라왔습니다.
외국인 커플이 출연자를 향해 '게이' 라고 표현한 것에 '잘생긴 한국 남자'라는 자막을 달고, (뛰어난 외모를 보니 동양인 같지 않고) '혼혈인 것 같다' 라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아무 문제 의식 없이 방송에 내보낸 것이죠.
결국 오역 의혹을 받은 영상은 삭제됐습니다.
여기까지만 놓고 봤을 때, 문제의 핵심은 인종차별입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이를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입니다.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가 ‘외국인이 바라보는 우리나라’에 대해 지나치게 신경쓰고 있다는 것 입니다.
'외국인이 보는 한국’은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변주되는 주요 레퍼토리 가운데 하나 입니다.
2006년 첫선을 보인 KBS <미녀들의 수다>를 비롯해 JTBC <비정상회담>, MBC 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tvN <윤식당>, <스페인 하숙>, <미쓰코리아>, 올리브 <국경없는 포차>, 최근 tvN의 <윤스테이> 까지.
인기를 끄는 데는 시청자들의 수요가 작용했을 터지만, 한편으로는 비슷한 포맷이 난무하며 나타나는 ‘자기복제’에 대한 피로감과 자칫 ‘국뽕(과도한 국가주의적 도취)’으로 흐를 수 있는 분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방송은 무엇보다 시청률이라는 냉정한 평가로 생존이 결정된다는 원론적 입장을 넘어 이러한 방송이 호응을 얻는 한국 사회 안의 욕구를 성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