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가 영미권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납니다.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맨 아시아 문학상'을 수상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었는데요. 이 <엄마를 부탁해>를 해외에 처음으로 소개한 곳의 인터뷰 기사가 있어 소개해보려 합니다.
[📚 국내 최초 도서 판권 수출전문 에이전시 'KL매니지먼트']
➊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한강 <채식주의자> 등을 프랑스와 미국, 영국에 진출시킨 저작권 수출 전문 에이전시
➋ 자사에서 출간된 책만을 관리하는 출판사와 달리, 제한 없이 여러 작품들을 취급하며 때에 따라서는 작가들을 직접 매니지먼트 하기도 함
➌ '한국 문학'이라고 하는 하나의 장르를 띄우는 것이 아닌, 작가 한 명 한 명의 '브랜드 이미지'를 해외에 구축하는 곳
💬 영미 유럽권 vs 아시아권의 차이는?
<영미 유럽권>
-문학을 체험해 온 역사 자체가 길다 보니 산업적으로도 굉장히 큰 시장이 형성돼 있음, 자연스럽게 일반 대중 독자들의 수준 또한 높은 편
-책을 만드는 편집자들의 수준도 높아, ‘예술성’ 높은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선호
<아시아권>
-상대적으로 대중적 서사가 강한 작품들을 선호
-특히 중화권이나 동남아시아권은 드라마, 영화의 원작 작품들이 인기가 많음
💬 베트남 출판시장에서 한국의 위치는?
-기본적으로 한국 문학에 대한 베트남 출판 관계자들의 관심이 높음
-김애란 <두근두근 내 인생>, 손원평 <아몬드> 등 국내 유명 작가들의 책은 대부분 출판되었으며, 한국 작가의 작품들을 꾸준히 소개하는 출판사들도 존재
-이전에는 KL매니지먼트에서 먼저 그들이 관심 가질 만한 콘텐츠들을 추천했다면, 요즘은 베트남 쪽에서 적극적으로 문의를 해오는 경우가 많음
-현지에서 정보를 습득하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져 한국과 베트남의 시차가 점점 줄어드는 중
💬 큐레이터 코멘트
베트남에서 살면서 가장 그리운 것이 바로 '교보문고'와 '지하철'입니다. 돈이 없어도 교보문고에 가면 양질의 책을 읽을 수 있고, 책 한권만 있으면 사람들로 붐비는 지하철에서도 고요히 나만의 세계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책을 읽는다는 건 어떻게 보면 사치입니다. 주요 교통수단이 오토바이이기 때문에 이동시간에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고, 책 한 권 값이면 몇 끼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대부분의 베트남 서적들은 페이퍼백입니다.
이 기사를 보기 전까지는 저도 막연히 '어려운 시장이니 힘들 거야'라고 생각했습니다. 한국 문학에 대해서 이렇게 관심 있는지도 몰랐고요. 하지만 이구용 대표님의 말씀처럼 "이 작가의 책을 내면, 만 명은 사서 읽는다"라는 사례가 베트남에도 생긴다면 상황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아직 베트남은 책과 관련된 생태계가 비즈니스와 잘 연결되지 못한 상태인데요. 이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집단(북튜버, 서평단, 굿즈맛집 등)을 먼저 선점한다면 기회를 잡아내는 플레이어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