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1990년대 조용필, 이문열, 박정자, 최진실 등 톱스타를 만나 인터뷰하셨죠. 그때와 지금은 어떻게 다를까요? 물론 세월이 가장 큰 변화겠지만요!
A. 예전에 비해 에너지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과녁이 좁혀진 기분이 듭니다. 과녁이 좁으니까 겨누기도 쉽겠지요. 사람과 사물을 보는 관점 자체가 다이어트 되었달까. 그만큼 인터뷰의 조준점이 조금 더 선명해진 것 같기도 합니다.
Q. 필립 스타크가 어떤 식으로 대답했길래 그렇게 깊은 인상을 받았나요?
A. 이런 식이었어요. 제가, 사람들이 온통 당신에게 열광하는 세상에 스스로의 존재감을 얼마만큼 느끼냐고 물었는데, 스타크는 이렇게 말했어요. ‘나는 항상 삶과 죽음 사이에서 살고 있습니다. 죽음을 생각하지 않으면 삶에 감사할 수 없어요. 그래서 나는 매 순간 창가 끝에 서 있는 기분으로, 내 머리에 총을 댄 기분으로 살아갑니다. 작업에 관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그건 나에게 죽음을 의미합니다.’ 일상 중에 특히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물었을 땐 ‘특별히 없어요. 단지 보시다시피 나는 채식주의자일 뿐이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꿈꾸는 겁니다. 프로젝트는 완성이 아니라 단계이며 존재의 과정입니다. 나는 문명화되기 위해 노력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사랑이란 걸 잊은 적이 없습니다. 그것뿐입니다…’라고 했지요.
1990년대 인터뷰 기사의 전범(典範)이 된 인물. 이충걸 전 GQ KOREA 편집장이 인터뷰어로 돌아온다. 한겨례신문 토요판을 꼭 챙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