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들의 RCPS 투자는 잊을만 하면 화두가 되네요.. RCPS의 R은 아무때나 상환 요청한다고 돈을 돌려줘야 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고요. 다수의 동의조항들은 줄이는게 좋겠지만, 또 그런 동의조항들이 켜켜이 쌓이게 된 것은 과거에 누군가가 투자자들의 자금을 유용한 안좋은 선례들이 많아서 하나둘씩 추가하다보니 많아졌던 걸로 이해를 합니다. 물론 줄여야되고요, 최근에는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VC 투자자와 스타트업 창업자 역할을 거의 10년째 병행하면서, - VC로 RCPS 투자도 많이 했고, 그런 회사들 중에 회사가 어려워져서 down round 하게 되어 refixing 권한을 행사한 적도 있고, 어려워진 회사에 신규로 투자하겠다는 회사가 기존 투자자들의 RCPS 보통주 전환을 요구해서 그에 응한 적도 있고, 그 과정에서 몇몇은 응했지만 몇몇은 결국 응하지 않은 적도 종종 봤습니다. - 컴퍼니 빌더로 여러개 회사를 만들다보니, 그 중에 (다행히 많지는 않지만) 잘 안된 회사들도 생겨서 RCPS 주주들에게 보통주 전환을 요청했던 적도 있고, 해준 분들도 해주지 못한 분들도 있었는데요. 해주지 못한 분들의 사정도 들어보면 대부분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사실 RCPS와 계약서 상의 동의 조항들로 인해 종종 VC들이 악하다는 인상을 받게 되는 소식들이 나옵니다만, 비즈니스 계약에서 착하고 나쁘고의 프레임으로 나뉘는 것은 좀 이상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각 회사들의 각각의 시점마다 계약서에 날인한 계약 주체들의 합의가 그 당시에는 모두 있었으니까요. VC가 자본가처럼 비쳐지는 바람에 욕먹기 딱 좋은 포지션이기는 하지만, VC는 자본가가 아니라 자본의 대리인일 뿐입니다. (만약 내가 창업자가 아니라 VC 펀드의 출자자라면, 당연히 내 돈을 맡아서 운영하는 VC에게 계약서 상의 권리를 최대한 지키라고 얘기할테니까요) 그래서 착하고 나쁜 식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만족하는 결론이 도출된다면 너무 다행이고 축하할 일이지만) 각자가 다른 입장에 놓여있으니 그 다른 입장이라는게 언제나 딱 중간에서 합의되지도 않는게 어쩌면 자연스러운게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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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7일 오전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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