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핸드폰 배경에는 진실된 삶을 위한 세 가지 행동지침이 적혀있다. Honesty (정직) Awareness (자각) Responsibility (책임) 근데 생각보다 이걸 실천하는 게 쉽지 않다. 괜한 부스럼을 만들기 싫어서 하얀 거짓말을 하고 싶을 때도 있고, 그냥 남들이 맞다고 하는 대로 생각없이 살고 싶을 때도 있다. '이건 남일이야, 내가 뭔 상관' 하면서 모른척하고 싶은 일도 많다. 특히 오늘은 저놈의 'Honesty' 를 버리고픈 유혹이 컸다. 상대가 실망할까봐, 상대가 상처받을까봐, 상대가 서운해할까봐 그럴듯한 이유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든 거다. 어차피 결과는 달라질 게 없으니까 이유를 미화해도 괜찮겠지, 솔직하게 말하면 서운해 할 테니까 상처받지 않을 이유로 중화시키는 게 좋겠지... 그렇게 스스로 Honesty 에 야금야금 흠집을 만들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동시에 가까스로, 내가 만든 유혹을 이겼다. 솔직한 이유에 상대가 서운해하면 그 마음까지 인정해야 한다 생각했고,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공유해서 상대가 화를 낸다면 그것까지 받아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그로 인해 내 역량에 의심이 생긴다면, 지금 내 평가는 과장된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이렇게 생각하니 아쉬움은 있었지만 마음은 편했다. 누군가의 기대를 붙잡으려고 뭔가를 더 하지 않아도 되는 거니까. 600페이지에 달하는 <신과 나눈 이야기>를 벌써 150페이지나 읽었다. 한 장이 멀다하고 밑줄을 긋지만, 그것을 실천하기는 밑줄 만큼 쉽지 않다. 정직이란 단어 하나를 실천하는 데도 이렇게 힘이 드는 걸. 하지만 어려움과 포기는 별개다. 쉬워도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고, 어려워도 해야할 일이 있다. 내게 이 책의 실천은 후자다. 이 글을 쓰는 십여 분 동안에도 행여나 이 글에 과장이 있나, 허세가 있나, 정직이란 단어에 부끄러운 문장이 있나 생각했다. 나의 영혼을 위한 정직의 실천, 오늘 연습한 만큼 내일은 더 쉬우리라 기대한다. 정직, 자각, 그리고 책임 아직 내 삶은 이 세 가지에 좀 부끄럽다.

2021년 5월 17일 오후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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