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웹툰 '나혼자만 레벨업' 美·日 시장서 열풍
Digital Chosun
나 혼자만 레벨업을 누가 추천해서 오늘 새벽에 지금까지 나온걸 다 읽었다. 나야 이런류의 만화를 좋아하니 꽤 재미있게 봤고 실제로 반응이 굉장히 좋은 웹툰인가보다. 근데 이런 웹툰은 솔직히 그냥 하루 이틀 보고 재미있는 정도의 만화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만화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류의 만화를 여러차례 경험왔을 것이다. 난 이 만화는 그냥 유유백서와 헌터x헌터의 재미있는 부분을 묘하게 짬뽕시킨 정도의 컨텐츠라고 생각한다. 근데 비슷한 구석이 너무 많아서 좀 조잡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강함을 나누는 등급 부터 헌터라는 직업까지 이 정도면 그냥 토가시 요시히로의 오마주 만화라고 말해야할 정도 아닌가 싶다. 이런 종류의 만화는 처음에는 약한 주인공의 성장 스토리를 보는 즐거움, 주인공의 역사상 나올까 말까한 재능으로 빠르게 강한놈을 압도하는 통쾌함의 반복정도다. 하지만 만화 초기에 최강의 인물이라고 평가받던 캐릭터를 주인공이 가뿐하게 압도하면 스토리를 루즈해지고 방향성을 잃는다. 주인공이 딱히 더 강해져야할 명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 다음부터는 이유 없이 그냥 짱쎈놈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물론 그 짱쎈놈도 주인공에게는 레벨업의 먹이일 뿐이다. 유유백서도 처음에는 S급 요괴 하나 상대하려고 모든 사람들이 고군분투를 했다. 근데 막상 그 놈을 잡고나서 마계에 들어가니 S급은 쳐주지도 않고 SS급이니 SSS급 정도는 되야 주인공이 상대할만 적이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주인공의 성장 스토리를 너무 길게 잡으면 헌터x헌터 같이 20년동안 노답 상태로 방치가 될 수 밖에 없다. 그정도 기간을 독자가 기다리기에는 인내심도 부족하고 빨리 통쾌한 그런걸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그거 기다리다 내 젊음도 작가의 젊음도 그냥 다 지나가 버린다. 그래서 나는 그냥 주인공이 더 강한놈 잡고 '레벨업!'하는 느낌의 만화는 거의 읽지 않는다. 열심히 연재해봐야 작가도 결말을 감당할 수 없어 끝에가서 망할 가능성이 99%기 때문이다. 아무튼 나한테는 이 만화는 그냥 토가시 요시히로의 아류작품 정도로만 느껴진다. 게다가 울트라캡 쎈놈이 하필이면 개미다. 내가 헌터x헌터 보면서 개미새끼 때문에 얼마나 답답했는데 이걸 15년이 지나서도 또 답답해 해야한다니 진짜 돌아버릴 지경이다.
2020년 1월 6일 오전 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