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가 당신을 괴롭힐 수밖에 없는 이유 | 닷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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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있었던 일인데요. 한 가입자가 전화했는데, 이미 건보공단 지사에서 안내문을 받은 상태이고, 그 담당자와 직접 통화할 수 있게 연결해 달라는 거였어요. 상담사는 매뉴얼대로 말했죠. "죄송합니다, 제가 안내해 드릴 수 있는 내용인지 확인해 보고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가입자 입장에선 짜증이 나는 거예요. 이미 담당자 이름도 알고, 근무지도 알고, 그냥 연결해 달라는 건데. "그냥 알려주면 안 돼요?" "죄송합니다." 그렇게 세 번 물어봤어요. 내용을 들어 보니 이미 건보공단과 여러 차례 서류를 주고받은 분이었어요. 그 과정에서 담당자와 통화할 일이 있었던 거예요. 결국 고객센터에서 처리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어요. 가입자가 전화를 끊고,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건보공단 지사 전화번호로 연락했더니 2~3분 만에 해결된 거예요. 가입자가 너무 화가 나서 홈페이지에 글을 남겼어요. 이 상담사가 내 시간을 뺏었으니 처벌해 달라고요. 그 글에 그런 말이 있었어요. '그분이 너무나 친절하게 나를 괴롭혔다.' 상담사는 끝까지 매뉴얼대로 했을 뿐이잖아요. 그런데 업체에서는 어쨌든 고객이 민원을 올렸다는 이유로 감점했어요. 너무 억울하죠. 이전에 쌓인 스트레스도 있었겠지만, 그 상담사는 결국 그 일을 계기로 퇴사했어요. 가입자는 가입자대로 괴롭고, 상담사는 상담사대로 억울하고. 그렇다고 "저희 매뉴얼이 이래서…" 이렇게 말할 수도 없고. 시스템이 잘못된 거죠."
2021년 6월 19일 오전 1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