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많은 사람들이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그레이 존' 상태를 맞는다고 들었어요. 그렇죠. 일단 심폐소생술로 숨을 연장할 수 있으니까요. 사실 나의 위엄을 유지한 채 죽을 수 있다면 굉장히 럭키한 겁니다. 요양병원이나 중환자실에 가 보셨나요? 전신에 호스를 꽂고 욕창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아요. 죽음의 시간이 늘어나는 게 과연 환영할 일인가, 이젠 공개적으로 고민해야 해요. 연명의료 중지에 대한 법안이 나온 것도 힘겨운 그레이 존 상태에서 가족들의 어려운 선택을 돕기 위해서죠 Q. 대도시보다 시골의 자살률이 높은 것도 의외더군요. 뉴욕보다 알래스카가, 서울보다 강원도가 자살률이 더 높다는 게 사실인가요? 맞습니다. 중요한 건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있느냐예요. 다들 전원생활을 꿈꾸는데 익숙지 않은 곳에서 소속감 없이 사는 건 위험합니다. 사람 없는 곳에서 '나는 자연인이다' 외치며 충만감을 느낄 수 있는 부류는 많지 않아요. Q. 죽은 자의 가슴을 열어 볼 땐 어떤 생각이 드나요? 가슴을 열어 보면 알죠. 이분이 험하게 살았는지, 정성스럽게 살았는지. 심장과 폐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몽골에서 온 사람은 아기처럼 폐가 깨끗해요. 대도시 사람은 공해와 흡연에 오염된 가슴이 많죠. 질환에 대처를 못 하고 고생하다 가신 분은 전신에 황달 증세까지 있어요. 제가 목격한 바로는 부유층은 상대적으로 행복한 죽음이 더 많아요. 좀 더 일찍 대비하니까요. . . 매일 죽음을 보는 삶은 어떤 것일까? 나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법의학자는 매일 죽음을 볼 것이다. 그런 그가 삶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래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죽기 전에, 죽었을 때 나는 어떤 모습일까? 올해 백신 접종센터에서 며칠 일했다. 매우 불만이긴 했지만(내 업무도 아닌데 강제동원 되었으니까!) 그곳에서 결심한 게 하나 있다. 꼿꼿하고 우아한 할머니가 되자! 이 인터뷰를 읽고 한 가지 더 추가했다. 죽은 뒤에도 느낄 수 있게 정성스럽게 살자고. #퍼블리뷰 #12일차 . . 퍼블리뷰 도전 마지막날! 첫 이틀은 놓쳤지만 매일매일 좋은 콘텐츠를 읽고 한줄이라도 감상을 남기는 것은 굉장한 일이다. 열심히 고르기보단 그냥 그날 읽은 것을 올린 때가 많았지만, 앞으로도 매일매일 좋은 콘텐츠를 읽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법의학자 유성호: 나의 죽음을 나의 이야기로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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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자 유성호: 나의 죽음을 나의 이야기로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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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27일 오전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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