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오늘까지 '국뽕'에 취하는 날입니다. | 커리어리

어제부터 오늘까지 '국뽕'에 취하는 날입니다. 봉준호 감독과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역사를 바꿨습니다. 아카데미 4개 부문 수상은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운 성과입니다. 한국 언론은 환호했습니다. 인간 봉준호부터 4개 부문 수상의 의미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아카데미 시상식 기사를 다뤘습니다. 이에 반해 일부 외신에서는 봉준호 감독에게 "왜 한국어로 영화를 만들었나?" "미국에서 유명해지니 좋은 점은 뭔가?" 같은 미국 중심적 사고에서 나온 질문으로 비판을 받았습니다. 트위터에서도 아카데미상 수상의 의미를 깎아내리는 트윗이 있었나 봅니다. 제가 기자로 살 때(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만) 가졌던 강박관념이 있습니다. 모두들 좋다고 할 때 저는 '나쁜 점이 있을 거야'라고 실눈을 뜨는 것이죠. 사안을 바라보는 이런 태도가 필요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제 태도는 가족을 짜증나게 했습니다. 예를 들면 남들이 다 맛있다고 하는 식당에서 저 혼자 '부족한 게 뭐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거죠. 남들이 대부분 재미있다고 하는 영화를 보면서 '이러 이런 부분은 부족하다'는 식으로 김을 빼놓는 것입니다. 이런 태도 때문에 아내와 많이 싸웠습니다. 그게 기자로서 살아가는 태도라고 믿었기 때문에 틀리다고 인정하지 못했고 말싸움이 일어나는 거죠. 지금은 비판을 위한 비판과 하나의 사안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을 다르게 바라보려는 노력은 좋지만, 주위 사람까지 힘들게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트위터에서 봉준호 감독과 영화에 대해 부족한 점을 지적하는 것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소식이 나왔을 때 그 성과에 대해서 함께 박수를 쳐주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두 '예스'를 외칠 때 '노'를 외치는 것과, 비판을 위한 비판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우선 봉준호 감독이 거둔 성과에 함께 취해보겠습니다. 오랜만에 '국뽕'에 취해보고 싶습니다.

아카데미 92년 역사 뒤집은 봉준호...아카데미 4관왕 싹쓸이

중앙일보

2020년 2월 11일 오전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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