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만이 하는 것(The Ride of a Lifetime - Lessons Learned from 15 Years as CEO of the Walt Disney Company) / Robert Allen Iger 한 권의 책만 읽은 사람이 가장 위험하다고, 몇 권의 전기를 읽고 나서는 창업만이 위대한 시작이라는 생각에 매몰돼있었다. ‘부의 추월차선’의 저자 엠제이 드마코 역시 친구들이 대기업에 취직했을 때 ‘부의 서행차선을 탔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 않았던가. 내세울 만한 부나 커리어를 쌓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목표로 나아감에 있어 정해진 길은 없단 사실을 일깨워 준(편견을 깨부숴준) 고마운 책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번에도 역시 대형 서점을 거닐며 전기를 찾던 중 집어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필 나이트의 슈독(나이키)도 있었으나, 단지 디즈니가 더 좋아하는 기업이란 이유로 선택했다. 이때 슈독을 집었다면 아직까지도 편협한 생각을 견지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필 나이트 또한 나이키의 ‘창업자’다). 밥 아이거는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디즈니의 CEO로 재임하고 있는 기업가다. 책에는 인턴으로 시작하여 회장이 되기까지의 과정들이 흥미진진하게 묘사돼있다(당연한 얘기지만 밥은 디즈니의 창업자가 아니다). 아이거는 책의 핵심 주제로 리더십을 꼽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다른 부분에 대한 고찰을 하게 됐다. 창업과 취업 어느 쪽이 정답일까. 아니, 정답이 있긴 한 걸까? 유례없는 스타트업 열풍과 함께 주식, 암호화폐 등 투자 열풍도 불고 있다. 덕분에 관련 콘텐츠들도 많이 접하게 되는데, 많은 분들이 창업과 취업, 투자에 관한 정도(正道)를 제시하며 사업, 근로, 자본소득 간 우열관계를 정의하는 걸 볼 수 있었다. 동시에 얼마 전 불로소득이 높은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근로소득도 높다는 데이터도 접할 수 있었다. 굉장히 흥미로운 사실이었다. 무언가 하나에 매몰될 필요가 없단 반증이 아닐까. 세상엔 정답이랄만한 것들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그저 단단한 원칙하에 계속해서 배워나가는 것이다. 밥 아이거에겐 훌륭한 멘토들이 있었다. 그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 후, 그다음은 자신의 직관을 믿었다고 한다. ‘많은 것을 배운 후’ 직관을 따라도 늦지 않다. 혹시 성급하게 단정 짓는 건 아닐지, 쉬지 않고 질문해봐야 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