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수평적인 조직 문화’가 유행하자, 기업들은 너도 나도 직급 체계를 없애고 줄였다. 그 결과 우리 기업들은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이뤘을까?
여전히 높은 사람이 말하고 직원들은 듣고, 똑같은 곳이 많다. ‘대표와의 대화’를 한다면서 HR이 미리 질문을 받고 답을 정해두는 곳들도 여전하다. 예전에는 일사분란함이라도 있었지만, 직급이 없어지면서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진 곳도 많다. 남의 방식을 무작정 따라하다보니 이렇게 된 것이다.
구글의 수평 문화를 많이 얘기하는데, 구글은 직급 체계만 13개가 있다. 하지만 구글 직원들이 느끼기에 직급은 ‘위아래’의 개념이 아니다. 역할의 차이일 뿐이다. 역할에 따른 직급은 있지만, 커뮤니케이션은 수평적으로 이뤄진다는게 핵심이다.
이런 본질을 배워야 하는데 형식만 따라하다 보니 제대로 안되는 것이다. 물론 좋은 것은 배워야 한다. 벤치마킹이란 우리의 철학과 목표가 명확한 상태에서 비교 대상으로부터 필요한 것을 배우는 것이다. 우리만의 철학이 없다면 벤치마킹은 그냥 따라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건 오히려 조직을 더 안좋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따라하는 것도 문제고 그렇다고 이대로 둘 수도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사람이 아닌 행동을 평가하면 된다. 이 사람을 자신의 업무를 더 잘하는,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임을 잊지 않는게 중요하다. 못한다고 혼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는지를 알려줘야 한다. 나아져야 하는 것은 직원의 행동, 즉 업무이다. 사람이 아닌 ‘행동’에 대한 평가와 피드백을 하면 된다. 그래야 평가를 ‘개인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한다. 회사 전체의 목표와 우리 조직의 목표가 무엇인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목표를 완수하면 어떤 보상이 있는지에 대한 이해가 있을 때, 그리고 평가와 보상이 기대한대로 이어질 때, 조직은 제대로 굴러간다.
그런데 윗 사람 몇몇에게만 이런 것이 공유되고 조직원들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아무리 공정하게 평가를 해도 불만이 나온다. 결국 소통이 중요하다는 건 이런 것이다. 결국 핵심은 내부 소통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