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거대한 목표를 실천 가능한 단계들로 치밀하게 쪼갠다. 에베레스트에 사람들을 데려다 놓고 산 정상을 가리키며 “좋아, 올라들 가게”라고 말하는 대장은 없다.
- 알렉스 퍼거슨, 「리딩」 -
현실에서 ‘전략’의 의미는 사실상 실종된 것에 가깝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 계획은 온데간데 없다. 그 대신 최신 이론, 유행하는 개념, 경영진의 희망사항, 있어 보이는 온갖 단어들을 모조리 갖다 넣은 덕분에, 여러 번 들어도 도대체 뭘 하라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회사의 전략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도의 인사말로 여긴다. 연말이면 모두들 전략을 말하지만, 그때만 지나면 한참 잊고 사니까. 다음 해 연말이 가까워져서야 다시 찾으니까...
군대에서는 상황판을 자주 사용한다. 날씨부터 적군의 동향까지, 다양한 정보들을 상황판에 기록한다. 거기에 빠지지 않는 것이 지휘관 강조사항이다. 회사로 비유하자면, 회의실 화이트보드에 이런 것이 쓰여 있는 것과 비슷하다. “이번 달 사장 강조사항” “임원 강조사항” “부장 강조사항”
각자 다른 걸 강조하는 조직도 있고, 똑같은 걸 단어만 바꿔가며 반복하는 조직도 있다. 그러나, 강한 조직은 상관의 강조사항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구체적으로 표현해 둔다. 사장 강조사항을 달성하기 위한 임원의 계획, 임원 계획을 달성하기 위한 부장의 계획이 서로 잘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리더는 변압기가 되어야 한다. 고압선 같은 회사의 전략을, 부서나 개인 단위에서 실행가능한 적당한 전압으로 줄여 조직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어떤 농구 감독님의 작전 지시 같은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두 가지만 잘하면 돼. 공격과 수비! 알겠지? 자, 파이팅”
그리고 전략을 적당한 크기로 쪼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조직원들이 이길 수 있는 전략을 내놓는 것이다. 훌륭한 감독은 선수들에게 “너희들이 얼마나 열심히 뛰느냐에 따라 승패가 달라진다”고 말하지 않는다. 경기 전에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미리 찾아서, 그에 따라 훈련을 시킬 것이다.
하지만, 많은 회사에서는 여전히 조직원들의 어깨에 승패의 책임을 올려 놓는다.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은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 생각하고는, 더 많은 당근과 더 아픈 채찍을 준비한다. 그리고 또 다시 실패한다.
손자는 선승구전(先勝求戰)이라고 했다. 이기는 군대는 먼저 이겨놓고 싸움을 시작하고, 지는 군대는 먼저 싸움을 걸은 후에 이기려고 한다.
그래서 나는 고민한다.
- 時間: 언제 싸워야 이길 수 있을까
- 空間: 어디서 싸워야 이길 수있을까
- 人間: 누구와 함께 싸워야 이길 수 있을까
전략의 목표는 결국 이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