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는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감정이다. 왜냐하면 본인의 정신적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타인에게도 심각한 심리적 손상을 미침과 동시에 파국적이고 부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원인이기 때문이다.
주변을 보면 화가 많거나 잦은 분노를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경우 본인도 힘들고 주변 사람들도 힘들며, 조직이나 집단 분위기를 힘들게 하므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막상 본인들은 별다른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며, 문제 행동을 지적하면 반발하기도 한다.
이처럼 분노와 화가 많은 사람들의 전형적인 심리적 특징들이 있다.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1️⃣문제점에만 집중
대부분의 세상사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갖고 있다. 그런데 분노나 화가 많은 사람들은 부정적인 측면에만 집중하여 문제중심적 관점을 갖는다.
비유를 해보자면, 호텔 룸 서비스 라면은 비싼 해산물이 풍성하게 들어가서 몇만 원을 호가하지만, 동네 분식점에서는 몇천 원이면 맛난 라면을 먹을 수 있다. 그런데 호텔에서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불평하고, 분식점에서는 왜 셀프 서비스냐고 투덜댄다.
이와 같은 문제중심적이고 부정적인 관점에만 집중하게 되면, 세상은 잘못된 것 투성이에 문제 투성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니 세상 어디를 둘러보아도 만족과 즐거움보다는 불만과 불평이 가득하다.
따라서 내적인 감정이 좋을 리 없으며, 대부분은 분노감과 더불어 문제를 일으켰다고 생각하는 상대에 대한 적대감이 가득하다. 그리고 이런 부정적인 감정과 상대방에 대한 적대감은 또다시 문제중심적으로 상황이나 상대를 보고 접근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만든다.
2️⃣옳고 그름으로 판단하는 경향
분노나 화가 많은 사람들의 두 번째 특징은 ‘다름’이나 ‘차이’를 받아 들이지 못하고 (본인의 판단 기준에 근거하여) ‘옳음’과 ‘틀림’의 이분법적 평가를 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다면 좋았겠으나, 너의 성격이나 상황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었겠구나!‘라는 평가와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 어떻게 그런 식으로 행동할 수 있어? 어쨋든 잘못한 거잖아! 변명하지 마’라고 하는 것은 대단히 큰 차이가 있다.
그런데 분노나 화가 많은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입장이나 상황’을 고려하거나 경청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자신의 입장에서 ‘상대방은 말이 안 된다!‘라고 생각할 뿐 아니라, 나름대로 설명하려는 노력이나 행동을 ‘위기를 모면하려는 변명’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
따라서 상대방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비합리적인 사람’이라고 판단하면서 ‘스스로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변명만 하려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여 더욱 더 당당하게 분노하거나 화를 내는 악순환에 빠진다.
3️⃣극단적이고 자극적인 해석과 의미 부여
분노나 화가 강한 사람들은 강하고 자극적인 생각과 표현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해석이나 의미부여는 내적인 분노나 화를 증폭시키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그러지 마! 그건 좋지 않은 행동이야! 자꾸 그러면 내가 힘들어’라고 표현할 수도 있는 상황도 ‘아니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어?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런 짓을 하다니…너는 아예 내 입장은 눈곱만큼도 고려하지 않는구나?’라고 생각하면 더욱 화가 날 것이다.
이런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해석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을 뿐 더러, 상대방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기보다는 사실과 다른 과도한 해석에 결국 억울함이나 부당함을 표현하게 만든다.
4️⃣격한 감정과 감정적 행동
어떤 이유에서든, 어떤 과정을 거쳤든, 일단 화와 분노가 치밀어 오르면 좋은 해결은 요원해진다. 왜냐하면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은 부정적인 행동의 원인이 되며, 이와 같은 부정적 감정과 행동은 상대방이 부정적인 반응을 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는 속담과는 반대로 ‘가는 말이 거칠기 때문에 오는 말도 거칠 수밖에 없다’인 것이다.
이렇듯 격한 감정과 분노가 가득한 감정적인 행동은 본인 스스로의 부정적 감정을 증폭함과 동시에 상대방을 전투적이고 적대적으로 만들어 결국 서로의 파국만을 가져오게 된다.
5️⃣갈등과 부정적 감정을 다루는 스킬이 미흡
분노나 화가 많은 사람들은 사람들 간에 필연적이고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갈등과 대립을 해결하는 스킬이나 노하우가 부족하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다루거나 해결하는 능력이 취약하다.
그나마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비교적 합리적이고 균형적 사고를 하더라도, 일단 화나 분노에 휩싸이면 ‘마치 딴 사람이 된 것처럼’ 혹은 ‘잠시 정신이 나간 것처럼’ 극단적인 생각과 감정에 압도되어 엄청나게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나중에 사과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미 본인은 물론 상대방의 마음에도 깊은 상처가 나 버린 경우가 많다. 깊은 상처는 다음 번에 화를 내는 경우 더 큰 화를 내게 하며, 사과도 더 강하게 해야 하는 악순환을 만든다.
이같은 패턴이 반복되면 상대방은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되며, 화를 낸 사람은 비굴할 정도의 사과를 반복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