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또 10년 단위로 계획을 발표했네요. 5가지로 정리해봤습니다. 2017년 때만큼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모회사 사명을 ‘메타’로 바꾸며 5가지 주요 이슈를 10년에 걸쳐서 풀어나가겠다고 발표했네요. 사명 변경은 구글이 알파벳으로 이름을 바꾼 것과 비슷하게, 페이스북을 포함한 인스타그램, 왓츠앱, 메신저 등 서비스 이름은 그대로 두고 모회사 이름만 바꾼 것이군요. 그래서 발표 내용에 더 집중해보기로 했습니다. 1. 가상의 공간 - 퍼블릭, 프라이빗 공간 저커버그의 메타버스 비전의 90% 정도를 차지하는 내용입니다(현재로서는). 그는 '가상에서 이런이런 공간이 있으면 좋겠어요'라며 공공 공간, 게임 공간, 개인 공간, 예술 등을 위한 작업 공간 등을 주욱 늘어놓았습니다. 디지털 공간의 확장이 역시 기본이 되네요. 그런데 공간의 확장은 반드시 개인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등) 확장과 연관해 생각해야 합니다.! 굳이 공적인 공간, 사적인 공간을 나눈 것에서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 내용 중 일부가 떠올랐습니다. 아렌트는 인간의 활동적 삶의 영역을 노동(생계 유지), 작업(자아 실현 등을 위한 작업), 행위(목소리를 내는 것)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눴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 어떤 영역에서든 자신의 자리를 가지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지구 공간이든, 메타버스 공간이든, 디지털 공간이든 공간의 확장은 개인의 자리의 확장과도 연관돼 있고요. 물질 세계와 디지털 세계가 반드시 연관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회에서의 모럴이나 규범, 다양성을 메타버스 공간에서 어떻게 구현해야 할지 지금부터 꼭 고민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고민은 기획자가 개발자에게, 개발자가 디자이너나 기획자에게든 아니면 어떤 관계에서든 떠넘겨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회구성원들도 그렇구요. 메타의 발표에서 이런 내용이 여전히 많이 다뤄지지 않는 건 아쉽습니다. 먼저 이니셔티브를 가져가려는 만큼 더 대대적으로 다뤄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2. 물론 바로 구현될 순 없습니다 사실 모바일조차도 최근의 트렌드입니다. 오래 걸리기는 할 텐데요. 저커버그 CEO는 생각보다는 좀 이르게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메타버스가 메인스트림이 되기까지 10년이 걸릴 거라고 했어요. 그동안 어떻게 구현이 되어갈지, 혹은 다른 어떤 버즈워드로 바뀌어 발전해갈지 궁금합니다. 3. 하드웨어는 아주 중요합니다 페이스북이 굉장히 강조해온 내용입니다. 저커버그는 더버지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은 평범한 AR 안경을 만드는 걸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이 안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약 5밀리미터 두께의 테와 렌즈에, 1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슈퍼컴퓨터’라고 생각했던 모든 요소를 집어넣어야 합니다. 컴퓨터 칩, 네트워킹 칩, 홀로그램 칩, 센서, 맵핑 툴, 배터리, 스피커 등이 이 요소에 포함됩니다. 소형화된 폼팩터에 슈퍼컴퓨터를 장착하는 일은 쉽지 않죠. IT 업계가 10년 동안 직면하게 될 가장 큰 기술적 도전 중 하나일 것입니다. 하지만 일단 안경, VR 헤드셋 등이 있으면 흥미로운 유즈케이스들이 생기겠죠”라고 한 바 있어요. 이번 발표에서도 이와 크게 다른 내용을 다루진 않았습니다. 4. 메타버스와 경제 시스템 사실 다른 내용은 저커버그가 늘 이야기해온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제 이 부분은 페이스북이 디엠(전 리브라)을 발표한 것 외에 추가로 행동을 취한 건 없고, 저커버그도 계획들만 있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언급을 안할 순 없는 부분이고요. 완전히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저도 필연적으로 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을 거라고 봅니다. (내 생애에는 그럴까 아닐까) 그때 지금을 돌아보면 NFT, 디파이 이런 것들이 눈에 들어오겠죠. 5. 책임감 있는 메타버스 빌딩 아까 1번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더 강조하지 않아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래도 20년 가까이, 플랫폼으로서 책임을 느껴야할 이슈들에 ‘표현의 자유’를 명분 삼아 수동적으로 대응해온 것에 비해 지금은 (떠밀려서 하는 모양새기는 하지만) 관련된 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입니다. 더버지와의 인터뷰에서도 언급했어요. 예를 들어 “현재 VR 환경에서는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기 때문에 젠더 편향이 심해질 수 있고, 이는 사이버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하거나 “모든 사용자가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면 건강하고 활기찬 커뮤니티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페이스북에게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한 환경이 마련되지 않으면 사회적으로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될 뿐만 아니라 제품의 품질도 떨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메타버스를 준비하면서는 시작단계인 지금부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요. 운영을 어떻게 할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제법 많은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최근 메타(페이스북)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자주 보였습니다. 근본적으로 균열이 있는 부분도 있고(단적으로 명분과 운영의 극심한 갭, 다른 회사에 비해 이게 심하게 드러나는 이유는 따로 있을 거라고 봅니다. 무엇일지 조금 더 살펴봐야겠네요), 평판도 심하게 깎였습니다. 사용자로서 우리는 이걸 놓치지 않고, 잊지 않고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야만 하겠습니다.

Mark Zuckerberg just laid out his vision for the metaverse. These are the five things you should know.

Washington Post

Mark Zuckerberg just laid out his vision for the metaverse. These are the five things you should know.

2021년 10월 29일 오전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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