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문학동네
Weeklymunhak
우리는 얼마나 많은 폭력과 편견을 극복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걸까요? 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견뎌내야만 바로 이해 받을 수 있는 걸까요? <주간 문학동네>에는 2008년,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으로 선발됐던 이소연 박사에 대해 천문학자 심채경 박사가 쓴 글이 실렸습니다. "고산이 이소연으로 교체된 사건은, 남자의 자리를 여자가 대신한다는 충격으로 퍼져나갔다. 이소연이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생명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우주정거장에서의 실험을 수행하기에 더없이 적합한 전문가라는 점은 쉽게 무시되었다." 미디어가 전하는 말은 팩트를 쉽게 가립니다. 미디어의 말이 인구에 회자되기 시작하면 그나마 가려져 있기만 했던 팩트들이 심지어 왜곡되기 시작합니다. 진실은 요원해집니다. 믿고 싶은대로 믿고, 오해가 굳어지고, 어떤 사실은 영원히 알 수 없기 되기도 합니다. 이 칼럼에는 그때, 그 말의 돌풍을 뚫고 삶을 이어온 이소연 박사와 심채경 박사 본인의 과거와 일상이 겹쳐 있습니다. 시간은 흘렀지만 시대는 더디 변했죠. 어쩌면 변하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변했다 믿고 싶은 소망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더 많이 읽는 것. 그래서 정확히 아는 것. 그 앎으로부터 지금을 새롭게 볼 수 있는 시선을 획득하는 일만이 개인을 진보시킨다는 믿음 하나만은 버리고 싶지 않습니다. 개인이 진보하면 사회도 언젠가는 그럴 수 있다는 믿음 역시, 막연하지만 버리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책상에 앉아있는, 조금 더 잘 해내기 위해 애를 쓰는, 이 칼럼을 읽고 다시금 세계에 대해 생각하는 모든 개인의 시간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2020년 3월 20일 오전 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