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화 "트럭 방수천 어디까지 써봤니?", 프라이탁
Brunch Story
[프라이탁의 시작] 1993년 Markus Freitag과 Daniel Freitag형제는 취리히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던 중이었다. 캠퍼스에서 이동 중 비가 왔는데 그만 가방 속의 책들이 모두 젖어버렸다. 참고로, Markus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차를 몰아본 적이 없다고 한다.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고 우연히 당시 거주하던 공동아파트 발코니에서 고소도로를 달리는 트럭들이 방수천으로 덮인 것을 보았다. 그때, 형제는 "바로 저거야!"라고 생각했다. 당시 유럽의 트럭들은 화물칸 옆면이 없는 대신 방수천으로 씌웠다. 화물칸의 옆면이 없으면 무게를 줄이고 더 많은 화물을 실을 수 있으며 더 넓은 옆면을 이용하면 하역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프라이탁 형제는 트럭 방수천에서 그치지 않고 내구성과 발수성이 뛰어난 자전거 바퀴 내부 튜브와 차량 시트벨트를 더해 첫 번째 프라이탁 브랜드 가방을 제작하였다. 누군가는 프라이탁이 그동안 쌓은 인지도가 있고 기술과 자금이 풍부해서 가능한 거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25년 전,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쓰던 공용 아파트에서 기름때와 먼지가 가득한 방수천을 직접 세탁하며 그 가능성을 시험했다. 그리고 이를 견디지 못한 초기 협력자들이 중도탈퇴하는 과정을 겪으며 프라이탁만의 철학과 뱡향이 더 견고해졌다. 앞으로도 시대의 기류에 역행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만드는 프라이탁과 같은 브랜드들이 더 많이 생겨 소비자들의 소비개념에 더 큰 영향을 가져다주길 기대해본다.
2021년 11월 17일 오후 1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