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수도권 봉쇄 + 확진자 천 명 돌파]
핀란드 헬싱키 수도권이 3월 28일 부로 봉쇄되었습니다. 그 누구도 (필히 중요한 사유가 있지 않는 한) 수도권에서 3주 간 나갈 수도, 들어올 수도 없습니다.
1. 헬싱키 수도권을 오가는 모든 육로에 경찰 검문소가 설치되었다고 합니다. 하늘길도 막혔습니다. 수도권 내에서 움직이는 것은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저도 어제 정상적으로 슈퍼에 다녀왔고요, 물건도 넉넉히 진열되어 있더군요. (물가가 좀 오른 느낌이긴 합니다 ㅠ)
2. 그 사이, 핀란드 확진자는 1100명이 되었고, 사망자 수는 8명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주변국에 비해 비교적 적은 숫자입니다만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단계라고 합니다. 정부는 핀란드로 돌아온 자국민들에 대해 전용버스나 택시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주 미국, 남유럽 등 위험국가에서 귀국한 핀란드인들이 아무런 조치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귀가한 것에 비난이 커지면서 나온 대책입니다.
3. 빠르면 3월 30일부터 핀란드 내 모든 식당에 휴업 조치가 내려질 예정입니다. 5월 말일 까지, 배달 주문 외에 그 어떠한 영업을 할 수 없습니다. 바, 카페도 마찬가지입니다. 거의 2달에 가까운 기간이네요. 에고 ㅠ
4. 강경하게 나가는 핀란드와 달리 옆 나라 스웨덴은 휴교령도, 휴업령도 아직 내리지 않은 듯합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비교적 느슨한 코로나 19 방역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네요. 소위 '집단면역' 전략으로 보입니다. 핀란드는 평소 스웨덴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데...(스웨덴 총선 결과가 핀란드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 사례들이 있죠) 이번은 뭔가 다른 느낌입니다.
5. 핀란드 한국 교민 분들 중 일부가 총선 재외부재자 투표를 못하시게 되었습니다. 봉쇄 기간 (3주) 사이에 한국 총선 기간이 끼어있기 때문입니다. 투표를 하려면 헬싱키에 위치한 대한민국 대사관으로 직접 가야 합니다. 만약 핀란드 지방도시에 사는 교민 분께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투표권을 행사하러 갑니다'라고 사유를 댄다고 핀란드 경찰이 길을 열어줄지...
3월 30일 추가) 대한민국 외교부와 핀란드 관계 당국자 간 협의한 결과, 헬싱키 외 지역에 사는 교민 분들도 투표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방금 주핀란드 대사관에서 이메일이 왔는데요, "대한민국 총선 투표가 있으니 헬싱키에 위치한 한국 대사관으로의 이동을 허가해주십시오"라는 안내글이 첨부되어 있었습니다. 이걸 출력해서 현지 경찰관에게 보여주면 (원칙적으로는, 그러니까 현지 경찰이 고집을 피우지만 않으신다면) 헬싱키로 올 수 있다고 합니다. 여차하면 대사관에서 전화로 경찰관 설득하는 것도 도와주신다네요. 우와~! 이게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