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기자님이 음성인식 기술로 작성한 기사라고 하네요. 이제 입으로 신문 기사를 쓰는 시대입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직업으로의 원고 작성에서 가장 귀찮은 일 중 하나는 인터뷰 녹취록 작성이다. 목소리를 듣고 문장으로 옮기는 일은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든다. 원고 작업을 할수록 손가락 인대의 수명도 걱정이었다. 나는 한 달에 최대 10만 자 정도의 원고를 만든다. 이쯤 되면 관절이 남아날까 싶다. 그래서 전부터 음성인식 기술에 관심이 있었다. 음성인식이 녹취록을 만들어줄 수 있다면 밤샘 녹취록 작성 노역도 안녕이다. 몇 십만 자의 원고를 만들든 손가락 건강 걱정도 끝이다. 시간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자율주행 부럽지 않은 생산성 혁명이다. 그래서 시험 삼아 이 원고는 입으로 만들어보기로 했다. 공책에 대략적인 줄거리를 적고, 줄거리를 보며 말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에서 만들어진 음성인식 결과물을 워드프로세서로 옮겨 오타 등을 수정해 출고 가능 상태의 원고를 만들었다.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인식률이 훨씬 높다. 문장을 끝내야 할 때는 그냥 ‘마침표’라고 읽으면 자동으로 ‘.’가 붙는다. 음성인식 변환 단계에서의 오타는 내가 고쳐주면 그만이다. 나는 인간이니까. 나이가 들수록 세상을 바꾸는 건 다른 게 아닌 기술인가 싶다. 새로운 기술이 생산성을 바꾸고 생산성을 따라 산업이 달라지며 산업이 바뀌면 개개인의 인생이 변한다. 새로운 기술이 글쓰기와 나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궁금하다. 입으로 만들고 손으로 마무리하는 원고 제작방식이 마음에 들어서, 앞으로 입으로 원고를 더 많이 만들려 한다. 내 손가락은 소중하니까.

"이 원고는 입으로 썼다"[2030세상/박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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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고는 입으로 썼다"[2030세상/박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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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11일 오후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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