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술과 관련된 국내외 소식을 매일 접하는 저는 끝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즐거워 하고, 행복해 합니다. 가끔 기술, 서비스, 플랫폼, 콘텐츠, 경험의 폭발적인 발전을 목격하며 너무 들떠서 벅차오르기도 해요. 하지만 그러다가 피곤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아무도 제대로 모르게 커져가는 기술이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깜깜해집니다. 또 글로벌 사회의 편향과 문제가 기술 발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생각하며 안타까워져요. 아마 모두들 그러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기사 제목에 적힌 '객관적인 과학이 없다'는 말은 이렇게나 감각적으로 단순하고 명료하게 와닿았습니다. 기술에 맹목적이기 보다 모호함을 견뎌야 한다는 사실도 함께요. 어차피 혼자 가도 별 게 없으니 함께, 떨떠름하게 가는 게 어떨까, 이런 제안입니다. (본문 중) 일상에서 어떤 균열을 만나 불편해질 때, 잘 쓰인 하나의 글보다도 그렇게 구체적인 얼굴을 가진 친구가 생길 때, 그래서 서로가 연루되어버릴 때, 고요하고도 결정적인 어떤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그쪽에 희망을 걸어본다. 어떤 상황이나 사람을 부정적으로도, 긍정적으로도 단번에 나누지 않고 잠시 판단을 유보한 상태로 지켜보는 과정을 통해서, 서로를 향한 경멸을 잠시 참아냄으로써 말이다. 책 속에는 이런 표현이 있다. "살아 있는 과학기술과 의료는 마치 살아 있는 인간이 그러하듯 선과 악, 순수와 타락, 숭고와 세속이 뒤섞인 존재에 가까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모호함을 견뎌내는 일일지 모른다. 어두운 밤거리에서 손전등을 상대에게 비춰 너는 과학인지 사이비 과학인지, 너는 페미니스트인지 안티페미니스트인지 묻기 전에 손전등을 내 쪽으로 돌려 먼저 밝히는 것이다. 이미 자신이 연루된 존재였음을 말이다.

성별·인종·국적에 연루되지 않은 '객관적 과학'이란 없다

한국일보

성별·인종·국적에 연루되지 않은 '객관적 과학'이란 없다

2021년 12월 13일 오전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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