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는 의미를 주기 위해 오지 않아요. 그냥 오는 거죠. 이 거대한 소용돌이를 겪으면서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답을 찾을 것인가는 우리 몫이죠." 사회역학자 김승섭 교수는 학자로서, 최대한 정확한 언어로, 연구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시선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풍성한 사실과 사려 깊은 마음, 강직하고 정확한 태도가 느껴집니다. 오늘은 이 인터뷰를 권하고 싶습니다. "1847년 산부인과 의사인 제멜바이스가 손 씻기를 강조하기 전까지, 의사의 손에 감염되어 죽는 산모 사망률이 20%였다. 멸균 장갑과 마스크, 세균 오염 방지를 위한 완벽한 준비가 이뤄지는 데만 140년이 걸렸다"는 부분에선 인간이 사실 얼마나 오랫동안 무지했는지, 문명이란 얼마나 어린지에 대해서도 새삼 깨닫게 되네요. 바이러스는 어떻게 인간을 덮치고 있는지, 그럴 때 드러나는 사회의 취약점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같은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연구하는 사람, 사실을 알려고 노력하는 사람, 그 사실을 역사의 결 위에서 판단할 수 있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시선입니다. 요즘은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고, 강의실에서 접하는 학생들의 눈빛이 부럽다고 김승섭 교수는 말합니다. 주말에는 세 딸과 등산을 간다며,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는 말도 덧붙입니다.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말의 무게감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 할 수 있는 일을 해내고 있는 모두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최대한 빨리 이전의 일상을 되찾고 싶다는 조바심은 조금 내려놓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지금 하려고 합니다. 오늘도 그런 하루였으면 좋겠습니다.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바이러스가 묻는다, 인간 집단은 이대로 괜찮은가?" 김승섭 사회역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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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의 인터스텔라] "바이러스가 묻는다, 인간 집단은 이대로 괜찮은가?" 김승섭 사회역학자

2020년 4월 6일 오전 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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