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이 조직을 망친다ㅣ인터비즈
네이버 블로그 | 큐제이 돈버는생각
우리는 계급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그리고 이를 너무 의식한다. 그래서 직원은 문제를 알고 있어도 이를 상사에게 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기곤 한다. 조직 내 심리적 안전감이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비극이다. 이런 일들은 매일 일어난다. 여러분의 회사에서도 자주 발생하는 일이다. 상사가 “내 전략에 다 동의하지?”라고 물으면 모든 팀원들은 동의한다고 답한다. 하지만 각 팀원의 머리 위에 있는 말풍선에는 “농담하지 마” “맙소사” “그 계획은 좋지 않아”라고 쓰여 있다. 모두 생각은 하지만 목소리를 밖으로 내지는 않는다. 이처럼 우리는 직장에서의 침묵에 익숙하다. 걱정, 아이디어, 생각이 있지만 피력하지 않은 경험이 누구나 있다. 왜 그럴까? 이 질문을 과거에 한 글로벌 회사에 던진 적이 있다. 가장 많은 사람이 선택한 이유는 자신감 부족이었다. 용기내서 말할 자신이 없다는 뜻이다. 조직의 계층구조가 침묵을 선택하게 했다는 답변도 19%로 상당히 높았다. 그리고 신뢰감 부족 역시 침묵의 주요 요인이었다. 같은 회사의 경영진에게는 침묵의 결과를 물었다. 경영진의 30%는 ‘시간과 자원의 낭비’를 꼽았다. 22%는 실제 회사에 ‘물질적 손해’가 생겼다고 답했다. 안전사고를 막지 못했다거나 개인적으로 후회했다는 답변도 30% 정도 됐다. 5%는 ‘예방 가능한 비즈니스가 실패로 끝났다’고 답했다. 즉, 침묵은 회사에 실질적인 손해를 끼치기도 하고, 자원과 시간의 낭비를 부르며, 개인 차원에서 창의성이나 동기부여에 악영향을 끼친다. 우리는 침묵의 순간을 깨야 한다. 침묵의 대가가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바로 심리적 안전감이다. 심리적 안전감이 있는 조직이란, 서로 좋은 말만 하고 착하게 행동하는 조직이 아니다. 이런 오해는 빨리 버려야 한다. 또한 고용 안정을 추구한다는 뜻도 아니다. 오히려 심리적 안전감이 있는 문화에서는 자유롭게 말하고 필요에 의한 토론과 논쟁이 벌어진다. 기업의 목표는 친목 도모가 아니다. 비즈니스를 재설계해서 번창하는 것이 목표다. 그렇다면 더욱 진솔하게 대화하고 문제가 있는 부분을 두려움 없이 말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우리는 ‘침묵이 금’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침묵이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잠재적으로 심각한 비즈니스 위험과 관련된, 또는 인간의 안전과 존엄에 관련된 위험을 발견했는데도 발언을 유보한다든지, 혁신 혹은 개선으로 나아갈 수 있는데도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는 침묵’이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여질까,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의견을 표출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는 침묵’이다. 그렇다면 심리적 안전감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3단계를 거치면 가능하다. 1️⃣토대 만들기 프레임을 짜는 것이다. 조직 내에서 어떤 행동이 보상을 받고, 어떤 가치가 우선시되는지 등을 말한다. 심리적 안전감을 위해서는 구성원들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하고, 모든 사람이 중요한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건강한 조직을 만든다는 생각이 조직 내에 뿌리내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런 행동양식을 유도하는 프레임이 필요하다. 2️⃣참여 유도하기 직원을 변화에 동참시키는 것이다. 리더가 “나도 잘 모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겸손함을 보여주는 것에서 출발해, 적극적으로 좋은 질문을 던지고 경청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서 좋은 질문이란 팀원들이 어떤 특정 이슈에 대해 집중하게끔 만드는 것이면서, 직원들이 생각을 하고 답을 하도록 도와주는 질문이다. 좋은 질문은 구성원들의 침묵을 깰 수 있다. 3️⃣생산적으로 반응하기 문제를 제기한 직원에게 감사를 표현하고, 실패를 독려하며 그 실패가 조직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토론하는 과정이다. 직원이 나쁜 소식을 갖고 왔을 때, 또는 실수를 하거나 이상한 아이디어를 제시했을 때의 대응 방법이기도 하다. 자동차 회사 포드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앨런 뮤랄리가 CEO로 취임한 2006년 포드는 ‘엣지’라는 신차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었다. 엣지는 당시의 심각한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포드가 야심차게 준비하던 모델이었다. 그런데 내부에서 올라오는 보고서에는 좋은 소식뿐이었다. 뮤랄리는 ‘말이 안 된다’고 느꼈고 임원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솔직히 얘기해달라”고 부탁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문제를 말하기가 쉽지 않다. 큰 자금을 투자해 오랫동안 공들인 신차 출시가 자신의 말 한마디에 엎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 미국 총괄 사장이 용기를 내어 의사결정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끼칠 정보를 공유했다. 그리고 야심차게 준비하던 신차 출시는 미뤄졌다. 회의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그가 해고될 거라고 걱정했다. 하지만 무랄리 회장은 오히려 “마크,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습니다. 제가 어떻게 도와드리면 될까요?”라고 했다. 나쁜 소식이지만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도록 도움을 줬으니 감사를 표하고 미래지향적인 질문을 한 것이다. 그리고 이 의사결정으로 에지의 출시는 연기됐지만, 포드는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이처럼 직원들이 솔직한 피드백을 말하는 것이 긍정적인 경험이 되도록 해야 심리적 안전감이 쌓인다.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조직의 리더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 접근이 용이하다 - 언제든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 스스로 실수를 인정한다 - 자신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한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했으며, 실수를 통해 학습하는 문화를 조성했다. 또한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직원들이 입을 닫고 있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실수를 저지른 사람을 책망하기보단 가치있는 정보를 제공해준 것을 인정하고 감사하는 자세를 지녔다. 두려움은 사람들을 현실에서 도피하게 하고 학습과 문제 해결을 방해한다. 비즈니스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고, 혁신을 위해서는 두려움을 줄여야 한다. 그래서 심리적 안전감의 핵심은 성과의 기준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귀를 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2022년 1월 13일 오전 1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