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 'The Voter Suppression Trail' (Published 2016)
Nytimes
<학습 매체로써의 게임> 이전에는 게임이라는 매체가 학습 매체로써 기능할 수 있다고, 어렴풋이 생각해왔지만 확신을 갖게 된 건 이 기사를 읽고부터이다. 이 기사는 뉴욕 타임즈에서 발행된 것으로,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글로 써내리지 않고, 게임을 통해 간접적으로 느끼게 만들었다. 게임을 시작하면 - 1) 백인 남성 프로그래머 2) 라틴계 여성 간호사 3) 흑인 남성 세일즈맨 - 총 세 명의 캐릭터를 고를 수 있다. 나는 처음에 2) 라틴계 여성 간호사를 선택해 플레이했다. 게임 속 '나'는 투표소 입구에 도착하고, 내 앞으로는 엄청나게 긴 줄이 있다. 그 줄을 기다리면서 갖은 알림창이 뜬다. '학교 마친 아이를 데리러 가시겠습니까?', '편찮으신 어머니가 위독한 상황인데 가시겠습니까?', '아이가 울며 전화가 왔는데 가시겠습니까?'... 모든 질문에 'No'라고 대답하면 결국 투표소 안에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투표소 안에서도 줄을 서야했고, 또 내게 인종 차별(혹은 성희롱) 발언을 하는 인간들을 마주해야 한다. 게임이 끝나면, 다른 캐릭터로 플레이해볼 수 있다. 나는 두 번째 캐릭터로 1) 백인 남성 프로그래머를 선택했다. 게임을 시작하자, 투표소 입구에 도착했다. 몇 십 명의 사람들이 줄 서 있던 라틴계 여성 간호사의 투표소와는 달리, 백인 남성 프로그래머의 투표소에는 아무도 줄을 서있지 않았다. 나는 편하게 투표소 안으로 들어갔고, 또 투표를 마칠 수 있었다. 두 번째 게임은 허무하게도 빨리 끝나버렸고, 간호사 캐릭터를 하면서 느꼈던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하면서 깨달은 바가 많았다. 내가 한참 전에 읽은 이 기사를 아직도 기억하는 이유는 그때 느낀 충격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물론 게임을 통해서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주의를 끄는 정도만으로도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NYT는 게임으로 독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시선을 이끈 후에 '본격적으로' 하고 싶은 말을 게임 하단에 기사로 첨부했다. 글만 있었다면 전혀 읽지 않았을 내용의 기사를, 게임 덕에 읽게 되었다. 요약하자면, 게임은 학습 매체로써 훌륭하게 기능할 수 있으며 그 자체로 정확한 메시지 전달이 어렵다면 기존 매체와 혼합하여 사용했을 때도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2020년 4월 25일 오후 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