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근무시간은 과연 어떻게 계산/계약될까?]
핀란드의 법정 근무시간은 (일반적으로) 주당 40시간입니다. 하지만 업종에 따라, 업무 종류나 계약에 따라 근로시간 계산법이 조금씩 다르답니다. 이 부분을 좀 간략하게나마 설명해보겠습니다.
2021년 핀란드 통계청 자료 기준, 핀란드 내 노동자의 대다수인 66.8%가 주당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는 고용 계약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주당 xx시간'이라고 근로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는 형태입니다. 그리고 이 숫자는 '주당 40시간'을 초과해선 안되지요. 이 중 IT업계는 '주당 37.5 시간'을 업계 공통으로 사용합니다. 이를 주 5일 근무로 나뉘면 핀란드 노동자들은 하루에 7.5 시간에서 8시간가량을 일한다고 단순 계산이 가능합니다. 이런 식으로 주당 근무시간이 명시된 근로계약의 90%가 정규직/풀타임이라고 하네요.
그 외 10%가량은 기간제 계약으로 특정 기간 (보통 2-3주) 동안 총 몇 시간을 일해야 하는지를 명시한 근로계약 형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기 프로젝트나 특정 계절에 일손이 몰리는 업계에서 이런 고용 형태가 활용된다고 합니다.
6.7%는 연간 총 근무시간을 기준으로 계약을 하는 형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1년 동안 총 xxxx시간 일하면 그 나머지는 자유시간으로 인정'... 식의 근로계약 형태죠. 주로 박사생, 포닥 등 연구 인력들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어디 보자, 이곳 알토대학교도 풀타임 박사생(=월급을 받는 박사생)의 경우 1년에 약 1,600 시간을 일하면 그 외 시간은 자유 또는 본인 연구시간에 할애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이 총 근무시간은 3-4년에 한 번씩 학생/연구 노조와 연구 업계 간 노동협약을 통해 정해집니다.)
근무시간을 아예 명시하지 않은 근로계약들도 소수이지만 있다고는 합니다. (약 5%) 완전 시간제 근무 또는 퍼포먼스(실적) 위주로 수당이 지급되는 일들이 여기에 해당되지요. 레스토랑 등 요식업에서는 완전 시간제가, 세일즈 분야에서는 실적 위주의 근로계약 비중이 제법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양성평등지수가 전 세계 최상위권인 핀란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 남녀 간 고용계약 안정성과 근무시간에서는 여전히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성의 70%가 주당 근무시간이 명시된 풀타임 정규직일 때, 비슷한 조건을 갖춘 여성 노동자 비율은 약 63% 정도였습니다. 약 10분의 1 가량 적죠. 반대로 기간제 노동자로서 일하는 여성의 비중은 13.9% 정도로 나타났습니다. (남성은 약 7.1% - 2배가량 차이가 납니다.) 특히 남성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산업분야 (전기전자 등)의 풀타임/정규직 비율이 여성 비중이 높은 분야(간호, 교육) 보다 월등하다는 점도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