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증후군은 의학증상이나 정신질환으로 분류되는 용어는 아닙니다. 이것은 장기피로와 열정상실을 의미하는 심리학 용어입니다. 쉽게 말하면 지나치게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면서 무기력해지는 증상입니다. 세계 보건기구는 제11차 ‘국제 질병표준분류기준’에서 번아웃 증후군을 정식 진단명은 아니지만 ‘건강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자’로 판단했습니다. 번아웃 증후군의 증상은 아래와 같습니다. ✔️기력이 없고 쇠약해진 느낌이 든다. ✔️쉽게 짜증이 나고, 노여움이 솟는다. ✔️만성적인 감기, 요통, 두통과 같은 증상에 시달린다. ✔️감정의 소진에 심해 우울하다는 감정을 느낀다. ✔️업무량이 지나치게 많아진 것 같고 예전과 달리 열정이 사라졌다. ✔️잠을 자도 피로가 누적되는 것 같고 이전보다 더 빨리 더 쉽게 지치는 것 같다. ✔️속이 텅 빈 것 같고 일과 자기 자신, 인생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어? 나도 해당되는 증상인데?”라고 생각하실 거예요. 그도 그럴 것이 잡코리아에서 직장인 4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의 직장인 95.1%가 직장생활 중 한 번은 번아웃 증후군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서 뇌 용적, 특히 전두엽의 크기가 큽니다. 전두엽의 주요 기능은 쉽게 말하면 참는 것, 억제하는 것입니다. 전두엽 덕분에 일요일 저녁 ‘차라리 내일 세상이 멸망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침에 씻고 전철 타고 경기도에서 강남까지 출근을 그것도 매일 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전두엽의 기능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근육을 과하게 써서 오히려 힘이 빠져버리면 근육을 쓰고 싶어도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것처럼, 전두엽의 힘도 회복없이 계속 쓰기만 하면 고갈됩니다. 전두엽 기능이 고갈되었을 때 사람들은 ‘이인증’ 증상을 호소합니다. 자신의 정신이 몸에서 분리된 것처럼 느껴지거나, 스스로가 관찰자가 되는 듯한 증상을 느낍니다. 현실감을 상실하게 됩니다. 사람이 3일정도 잠을 자지 못하면, 평소에는 아무런 의식없이 했던 샤워하기나 옷입기가 하나하나 의식되면서 ‘내 손이 잘 가고 있나?’ ‘내가 제대로 된 옷을 골랐나?’ 의식하게 됩니다. 마치 정신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느낌입니다. 이런 느낌을 그냥 넘어가면 안됩니다. 이것은 끔찍한 사고를 당한 사람과 비슷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슬프게도 스트레스의 천국인 우리나라의 직장인 분들은 이 상태에서도 또 출근을 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만은 남아있게 됩니다. 뇌의 일부분을 잠시 마비시키고 출근을 하는 거죠. 엄청나게 아프고 힘든데 하루하루 생각을 멈추고 직장으로 향하는 것이죠.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보면 사람이 번아웃으로 가는 과정이 묘사됩니다. 주인공 앤디는 상사인 미란다에게 인정받기 위해 24시간 풀 대기 상태로 일을 합니다. 필사적으로 모든 일을 해내려고 하다가 결국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리죠. 처음에 그 변화는 긍정적이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세련된 커리어우먼의 모습을 갖추고 출세코스로 치고 나가게 됩니다. 하지만 과로가 너무 심해지자 앤디는 이윽고 자기 자신의 모습을 잃게 됩니다. 이전까지 소중하게 생각했던 애인, 친구들, 글에 대한 열정, 가치관까지 전부 잃어버리게 됩니다. 돈을 버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경제활동은 우리의 수단이 되어야 합니다. 인간이 경제활동의 연료로 소모되어서는 안 됩니다. 인간이 경제의 톱니바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니... 📌거기 당신, 그 컴퓨터 전원부터 당장 끄세요! 때로는 일과 당신이 분리되어야 합니다. 퇴근하면 더 이상 일을 생각하지 마세요. 집에서까지 일을 하면서 전두엽의 참는 힘을 혹사하는 것이 아니라, 멍을 때리거나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금 불가능한 일은 1시간 후에도 불가능합니다. 컴퓨터 전원부터 당장 끄세요. 📌당신이 하루쯤 없어도 일은 잘 돌아갑니다! 나 없이는 직장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생각을 멈춰야 합니다.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는 나 혼자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컨트롤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아프고 힘들어도 누군가는 하루 정도 나를 대신할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반대로 누군가가 아프고 힘들 때는 내가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거죠. 나 없이는 조직이 돌아가지 않는다? 그건 사실은 조직이 아니거나 수명을 다 한 조직입니다. 언젠가는 무너져 버리겠지요. 그러니 아프고 힘들면 쉬세요. 혼자 하려고 하지 마세요. 하루 정도라면 나 하나쯤 없어도 세상은 아주 잘 돌아갑니다. 📌최고의 중간관리자라는 건 환상입니다! 중간관리자가 되면 우리는 심한 압박감에 빠집니다. 팀원이 생기고 권한이 생기는 것 같지만 막상 팀원은 내 생각처럼 되지 않고 오히려 그 실수를 내가 메워야 하는 일이 많습니다. 반면 위에서 나에게 바라는 것은 늘어납니다. 하지만 어떤 최고의 회사원을 데려다 놓는다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이기 때문에 일이 안 되는 게 아닙니다. 그 자리는 원래 그런 자리입니다. 누군가의 구멍을 커버해줘야 하는 자리이지요. 그러니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한다고 해서 걱정하지 마세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원래 그런 자리입니다. 📌과로도 습관입니다! 인간의 뇌는 행복한 일이건 불행한 일이건 과거의 모습을 답습하려는 습성이 있습니다. 야구 선수가 공이 날아오자마자 생각도 안 하고 본능적으로 정해진 타격폼을 휘두르듯이요. 만약 그 타격폼이 근육의 파열을 가져오는 방식이라면 선수생명을 재로 만들어버립니다. 그래서 야구선수들은 슬럼프에 빠지면 잠시 타격을 멈추고 자신의 타격폼을 체크합니다. 직장인도 마찬가지입니다. 혹시 과로하는 습관이 있는지 의식해보세요. 타격폼을 바꾸는 야구선수처럼요. 루틴을 벗어나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 겁니다. 어쩌면 여러분의 노력이 부족한 게 아닐지도 모릅니다. 잠깐 멈추고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을 한 번 살펴보세요. 그리고 정말 힘들면 눈치 보지 말고 당장 연차 쓰세요. 세상 안 무너집니다. 지위도, 명예도, 자존심도, 좋은 평판도, 당신보다 중요하지 않습니다.

경제 속 마음을 읽다 (5) - 번아웃, 당신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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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속 마음을 읽다 (5) - 번아웃, 당신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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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16일 오전 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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