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에 귀천이 없다지만, 직업인으로서 귀천은 있다?
어릴 땐 일(직업) 자체에 가치가 내재되어 있다고 생각했어요. 숭고한 일 혹은 의미있는 일, 그럭저럭 견딜만 한 일,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 자기 자신과 남을 속이는 일 등등
그런데 말이죠. 직업을 가지고 난 뒤, 이런 일 들은 존재하지 않고 그저 뜻이 아름다운 사람, 의미있는 사람, 보통 사람, 남을 등쳐먹는 사람 즉, 직업이 아니라 사람 속에 이 모든 것이 있다는걸 조금씩 알게 되는 느낌이었어요.
참고로 회사에 몸바쳐 일하는 류의 '의미'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한 부분으로서 직업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부분입니다 :)
말 그대로 호구지책(doing for a living)이지만 그 중에 고객(모든 종류의 customer)을 이해하려고,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공부하는 사람은 가치있는 직업인인 것이죠. 그가 어떤 일을 하건 상관없이.
고고한 백로처럼 검정 묻는 곳에는 가지 않겠노라 했던 친구는 그가 생각하는 숭고한 혹은 의미있는 직업에 도달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친구는 그냥 겁이 많았던 것 같아요.
멘토링하는 후배들에게 늘 하는 말이지만 저와 제 동료들은 귀한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이지, 귀한 직업을 갖는게 귀한 직책을 갖는게 목표는 아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