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든 취미든 결과물을 남기는 게 좋다
금융기관의 트레이딩 부서는 주식, 채권, 외환 등 여러 종류의 금융상품 들을 사고팔면서 수익을 내는 곳입니다. 금융시장의 최첨단이자 최전선이기에, 아마 금융업에 종사하거나 종사를 희망하는 많은 밀레니얼들이 가고싶어하는 곳일 거예요.
그런데 KB국민은행에서 트레이딩을 담당하는 강민혁 자본시장부 부장님은 10년 넘게 철학을 공부하고 계신 '철학자' 이시기도 합니다. 기사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지만, 술을 끊기 위해 2008년 1월부터 철학공부를 하셨다네요. 그런데 당신의 일만큼이나 철학공부도 독하게 하셨습니다.
"공부하면서 바로 술·담배를 끊었어요. 평일은 새벽 4시 30분쯤 일어나 출근 전 1시간 책을 봤죠. 출퇴근 지하철과 버스에서 3시간 그리고 퇴근 뒤 2시간가량 독서했죠. 주말 이틀은 새벽부터 자정까지 공부했어요. 지하철 자리가 없어 서서 포스트잇에 메모하며 <천개의 고원>(들뢰즈 가타리 공저)을 읽었어요."
그런데 이 기사를 Pick한 이유는 일도 철학공부도 열심히 하셨기 때문이 아닙니다. 부장님께서는 철학공부를 그냥 아니 하시고 단독저자로 두 권의 책이라는 결과물을 내셨기 때문입니다. 2014년에 한권, 2019년에 또 한 권을 내셨어요. 그리고 두 번째 책을 내신 걸 계기로, 부장님에 대한 기사가 여러 언론사에서 났네요.
일이든 취미든, 결과물을 만들어 남기는 게 좋습니다. 물론 이는 무척 힘든 일입니다. 책 한권 쓰는 게 어디 쉽습니까. 그러나 책, 논문과 같은 완결된 형태의 결과물은 내 인생의 가장 치열했던 한 시기에 대한 이정표가 되기 때문에 큰 보람으로 남습니다. 게다가 이런 결과물은 타인의 눈에도 잘 띄기 때문에, 내 인생의 도약을 위한 디딤돌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 부장님의 두 번째 책이 업무 외에 '철학자'로서 알려지는 계기로 작용하지 않았을까요? 저 역시 2017년 부터 매년 한편씩 외부에 발간되는 연구논문을 써왔는데, 이게 계기가 되어 퍼블리의 뉴스 큐레이션까지 하게 되었거든요.
취미로 공부하는 분야가 있다면 글을 쓰시고, 운동을 하신다면 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아 보세요. 무엇이든 결과물을 만들어 매듭 지을 수 있다는 건, 참 유익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