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hedging이 아닌 올인을 하라>
쿠팡에서 열명이 넘는 개발자와 한 팀으로 일하다 Booking.com에 와서 3명의 개발자와 일하게 됐을 때 제가 한 가장 큰 실수는 '우리 팀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잘못 생각한 것입니다. 10+명이 할 수 있는 일과 3명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다른데 저는 작은 팀으로 너무나 많은 일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 결과 팀은 한 목표에 포커스를 하지 못했고 큰 임팩트를 낼 수도 없었죠. 팀원들과 매니저의 피드백을 토대로 이후에는 한 분기별 목표의 수를 1~2개로 줄였고 나름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쓸 수 있는 리소스는 한정되어 있는데 해야 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은 엄청 많을 것입니다. 이때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는 식으로 리소스를 분산하는 것은 리스크가 큽니다. 이도 저도 아닌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죠. 타깃한 주요 사용자층의 니즈에 부합하는 그 하나부터 시작해서 제품/비즈니스를 확장시켜 나가야 하겠습니다.
공자님 말씀이라 말씀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저도 스타트업을 운영해 본 적은 없어요. 하지만 이미 자리를 잘 잡은 회사의 작은 팀에서조차 '목표와 리소스의 분산'이 이렇게 리스크가 큰데(제 경험), 하물며 아무 기반도 없는 스타트업은 어떨까요? 리스크를 헤징(hedging)한다고 리소스를 분산시키는 것은 오히려 성공의 크기를 제약할 수 있고 스타트업의 생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입니다.
링크된 글은 실리콘밸리의 투자자인 Andy Johns의 블로그 글입니다. 이 글은 아래의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In the startup world, you’re either really, really right or really, really wrong. And that’s the only way to play the game. (중략) A pivot happens after a dedicated approach has failed. A hedge is when two approaches are tried in parallel before either approach has been validated or invalidated. What startups must avoid doing is hedging. Pivoting is great.
짧은 글이고 '당연한 내용'이지만 일을 하다보면, 그리고 거기 매달릴 경우, 이런 당연한 내용을 잊고 일할 때도 많은 것 같아 공유합니다.
* 지금 돌아보니 열명이 넘는 개발자가 한 명의 Product owner와 일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것 같습니다. 팀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한 명의 PO가 더 붙어서 팀을 나누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회사의 상황과 조직 문화 등 여러가지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