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우리에게 주는 것, 가져가는 것.

같은 피고용인 입장인데 “회사는 딱 월급 받은 만큼만 일하는 곳이며 노력해봤자 월급쟁이는 어차피 다 노예다" 라고 말하는 사람과, “나는 주 100시간도 더 일하고 싶으며, 돈 받은 만큼만 일한다는 사람들은 노예랑 다름 없다” 라고 말하는 두 극단적인 부류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전자의 부류는 세상에 성장(역량)과 성취(비전과 미션)를 줄 수 있는 회사가 있고, 누군가는 그것들에 보상만큼이나 큰 가치를 두고 있다는 것을 모르거나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대기업의 핵심인재들이 퇴사하고 스타트업에 뛰어드는 것은 금전적으로 한방을 노리기 위함도 있지만, 기존의 기업들과는 다른 그들만의 비전과 미션을 달성하고 싶기 때문이다. 또 똑같은 월급을 받지만 정말 미친 듯이 일하는 일반 직원들 중에서도 더 성장하고 싶거나, 회사의 비전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미션을 함께 달성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성장이나 성취나 결국 다 돈 벌자고 하는 일 아니냐고?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누군가에겐 어디에 도달하냐만큼 어떻게 도달하냐가 중요하다. 후자의 부류는 현실적으로 성장과 성취를 생각할 수 있는 회사 자체가 많지 않다는 것을 간과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직장에서의 육체적, 정신적 에너지의 소모가 누군가에겐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것을 공감하고 있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아니 나도 일하면서 당연히 힘든 일 많은데 다 견디는데?”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고통의 정도는 상황마다 또 사람마다 다르다. 우린 절대로 남이 되어볼 수 없기 때문에, 똑같이 절대적인 시간을 버티고 있다고 해서 남의 고통을 쉽게 폄하해선 안된다. 고통스럽다면 거기서 나오면 되지 않나? 말처럼 쉽지 않다. 스스로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거나, 알아도 스스로 헤쳐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배경엔 보통 도덕적이지 못하거나 성숙하지 못한 고용주와 조직 구조가 존재한다. 그러기에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각종 법과 안전장치를 만들어왔던 것이다. 정리하면 회사가 나에게 주는 것에는 1. 보상, 2. 성장(역량), 3. 성취(비전과 미션) 회사가 나에게 가져가는 것에는 1. 시간 2. 육체적 에너지 3. 정신적 에너지 가 있으며 각각의 크기는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크게 다르니 함부로 남을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직장 선택의 프레임워크를 고민하다가 나온 것인데, 그것보단 오히려 프레임워크를 이용해 설명할 수 있는 사회 현상들이 더 흥미로운 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더... *) 페이스북에 개인적으로 썼던 글이라 다소 직설적이지만 한번쯤 생각해보면 좋을 주제라 여기도 공유합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또는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3년 3월 15일 오전 10:41

 • 

저장 11조회 3,20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