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한 달 내내 광폭 AI 발표들이 잇달아서 어쩌면 이 어도비의 발표는 눈에 크게 띄지 않았을 수 있다. 생성 AI가 엄청나게 놀라운 기술이긴 하지만, 이것이 실생활에 쓰여져 효과라고 느끼려면 가장 중요한 부가가치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편집할 수 있음'이다. 그리고 그 '내가 바꿀 수 있음'의 과정은 지금까지 손에 익은 '도구'에 의해서 가능할 때 기술의 가치가 증폭된다.
"기술은 프로덕트에서 완성된다"는 김 PM의 평소 지론대로, OpenAI의 ChatGPT의 기술이 Microsoft 365의 코파일럿으로 나타났을 때 환호함은 그것을 내가 자주 혹은 매일 사용하는 도구에서 이용하고 편집할 수 있기에 나도 그 이점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 때문이었다. 이것이 바로 플랫폼을 가진 자들이 늘 패러다임의 변화에도 유리한 위치에 서있는 이유이다.
어도비의 Firefly는 Dall-E나 미드저니와 같은 이미지 생성 AI가 그래픽 프로덕트에서 어떻게 완성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끝판왕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은 베타이나, 무엇이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1분 40초짜리 영상을 보면 턱이 내려가 닫히지 않는다. 기능 하나하나 예를 들 필요가 없지만, 그래도 몇가지 정리하자면
1. Text to Image -이거야 생성 AI의 기본 (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생성해 주는 옵션과 나중에 특별학습용으로 저장하는 Reference 기능과 같은 디테일이 놀랍다.
2. Inpainting - 생성된 이미지의 특정 부분을 갈아 끼우거나 편집을 할 수 있다.
3. 3D to Image - 3D 모델을 이미지로 바꿀수 있고
4. conversational Editing - 이미지 생성을 ChatGPT와 같은 형식으로 대화를 하면서 발전시킬 수 있다. (그래픽 디자이너들 진심 걱정된다)
5. Text to Vector - (이건 진짜 베스트오브 베스트라고 생각) 문장입력을 받아 벡터이미지를 생성해 주는 기능이다. 즉 이건 뭐? 일러스트레이터로 작업 파이프라인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한) 어떤 생성 AI도 벡터그래픽을 생성하지 못했고, 설사 생성했다고 하더라도 그 편집툴과의 프로세스 스트림라이닝을 하지 않으면 매우 불편한데, 어도비는 이 처리를 생성-편집-저장-공유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완성하는 것이 최고 강점이 된다.
6. Text to Template - 혹시 캔바 Canva라는 서비스를 아는 분이라면 쉽게 이해되는 문장 텍스트를 넣으면 그것에 맞는 템플릿을 생성해 주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디자이너라는 새로운 AI프로그램에서도 선보였는데, 그에 따라 Canva는 진짜 X 됬다. 위로는 어도비에, 아래로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끼어서 살 길 모색하려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7. Upscaling - 이것 역시 고부가 가치 기능인데, 생성 이미지를 화질의 손실 없이 2-4-6배까지 사이즈를 키워주는 기능이다. 이거 사실 클라우드에서 비싼 돈 받고 API서비스하는 스타트업들이 꽤 있는데 그들도 빨리 피봇을 해야 살 것 같다.
나름 중요사항: 생성이미지를 보면, 미드저니 최신 버전에 비해 디테일이 좀 떨어지는 느낌이 있는데, 이 부분을 어도비는 매우 확실하게 윤리, 책임, 투명성, 저작권으로 이야기한다.
이미지 생성 AI엔진이 학습한 데이터는 어도비 Stock 이미지, 공개 라이선스 콘텐츠 및 저작권이 만료된 퍼블릭 도메인 콘텐츠에 대해서만 학습된 모델이면서 이미지와 텍스트 효과에 중점을 두고 상업적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생성하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Firefly가 다른 사람이나 브랜드의 IP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생성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지만, 향후에는 확장성을 위해 Adobe 및 기타 업체의 다양한 자산 데이터를 활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한 가지 중요사항으론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콘텐츠가 모델 학습에 사용되지 않도록 요청할 수 있는 범용 '학습 금지'증명 태그를 포함하는 표준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콘텐츠 자격 증명 태그는 콘텐츠가 사용, 게시 또는 저장되는 모든 곳에서 콘텐츠와 연결된 상태로 유지되고, AI가 생성한 콘텐츠에도 태그가 지정되는 방법이라고 한다.
어도비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용자에게 기술을 소개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기업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