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든 사무실에서든, 노동은 노동이다 - 핀란드의 재택/원격근무 논의] "장소에 상관없이 노동을 할 수 있을 권리"를 법제화하자는 목소리가 핀란드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아예 노동자가 재택/원격근무를 할 수 있는 권리를 명시화하자는 것이죠. 1. 핀란드 노동장관 3선을 지닌 베테랑 정치인 Tarja Filatov가 지난주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때문에 많은 이들이 재택/원격근무를 하고 있다. 코로나가 종식된 후라도 이러한 근무 환경을 보장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 이를 제도화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발언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로 발 빠르게 변화하는 노동시장과 도시환경 등을 꼽았습니다. 2. 현 핀란드 집권여당인 SDP(사민당) 소속이자 3선 장관을 지낸 정치인이 발언한 것이라 사뭇 무게감이 느껴지는 문구입니다. 핀란드 언론에 이렇게 대놓고 보도할 정도면 어느 정도 물밑 협상이 가시화 되고 있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고요. (핀란드 언론은 확실하게 확인되거나 가시화된 것이 아니라면 보도를 하지 않습니다.) 3. 전문직 자영업자 노조(Erto) 대표도 재택/원격근무의 권리를 노동자에게 보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사무직/전문직 종사자가 굳이 사무실에 나와서 근무할 이유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거론했죠. "도대체 언제까지 노동의 장소에 대해서 논의할 것인가? 오히려 우리가 논의해야 할 것은 노동 그 자체에 대한 것이다" -- 의미심장한 발언이군요. 4. 코로나로 인해 핀란드는 지난 3월부터 재택 및 원격근무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엔 약 60%의 노동자들이 재택근무 중이라는 설문조사가 나오며 유럽연합 국가 중에서도 가장 먼저, 가장 널리 재택근무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죠. 하지만 다른 설문조사에선 모든 업무를 재택근무로 전환할 수 있었던 노동자들은 전체의 27%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나머지는 일시적으로만 재택근무를 하거나, 업무의 일부만 재택근무로 인정되고 있다고 하는군요. 5. 만약 핀란드가 '장소 불문 노동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법제화하게 된다면, 각 사업장들은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보장해줄 의무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재택근무 전환율도 높아지겠죠. 음... 핀란드 입장에서 무언가 크게 변화하는 건 아닐 것 같습니다. 이 동네는 제조업이 약한 대신, 재택근무로 비교적 전환이 용이한 ICT, 첨단기술, 원천기술 쪽에 집중되어 있어 있기 때문입니다. 대면 업무가 중요한 서비스, 금융, 의료 분야도 이미 몇 년 전부터 원격 업무가 도입되어 왔고요. 그래서 그런지 재택/원격 근무 보장을 원하는 노동계의 목소리와 관련해 핀란드 경제계 쪽은 아직 조용한 분위기입니다. 딱히 반발도 없는 것 같고...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것 같지도 않고...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 같군요. (다소 갈등이 있더라도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핀란드 식대로 '대타협'을 해내리라 생각됩니다ㅎ)

Union: Employees should have right to telework whenever poss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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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on: Employees should have right to telework whenever poss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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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10일 오전 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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