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삶기록 (work & life) 569
공자님 말씀에,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인자한 자는 산을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지혜로운 사람이 아닙니다. 전 산이 좋습니다.
여러분은 등산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머릿속에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빼곡하게 덮여 있는 나무들, 흙과 돌로 된 등산로, 탁 트인 산 정상 등 산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이미지가 있습니다.
등산을 생각할 때 산 입구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은 보통 산을 좋아하지 않는 분입니다. 등산을 시작하기도 전에 산을 오를 상상만으로 지치는 타입이죠.
반대로 산 정상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등산은 힘들지만 산 정상에 올랐을 때 보람과 개운한 기분을 잘 알고 있는 타입입니다.
여러분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 무엇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인가요? 백지와 같은 상태에서 문서를 빼곡하게 만들 생각을 하니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한숨을 짓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대로 일이 완성되었을 때 스스로 느낄 보람과 협업하는 사람들로부터 받을 긍정적인 피드백을 떠올리며 흥을 내는 사람도 있죠.
직업을 선택하는 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가진 여건과 기술, 경험을 바탕으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떠올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대로 자신이 무엇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인지, 무엇을 하면 기쁘고 행복한 사람인지 떠올리는 분도 있습니다.
산 입구에서 치밀한 계획을 수립하여 안전한 등산을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는 것이 틀리고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이성적인 사고가 시행착오를 줄이고, 안정된 길을 걷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치밀한 계획에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노력만 준비하게 될 것 같습니다.
산 정상을 떠올리며 그 모습에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지 고민해 보는 방법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없을 것 같아 보이는 목표지만, 그 목표가 진정 내가 원하는 곳이라면 어떻게 도달할 수 있을까 상상해 볼 수 있을 테니까요. 계속 꿈꾸고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내가 원했던 산 정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위인전이나 세상에 성공했다고 회자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원대한 꿈을 꾸라는 것입니다. 그 대단한 사람들이 처음부터 대단했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았을 것입니다. 가고 싶은 산 정상을 떠올리고 그곳에 오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기 때문에 목표에 도달한 것이죠. 산 정상에 오르기 전과 후에 그 사람의 능력이 대단히 달라졌을까요? 아니요.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겁니다. 달라진 것은 산 정상에 올라본 사람의 마음이죠. 꿈꾸고 노력하면 된다는 것을 깨달아 맛본 사람은 다시 더 높은 정상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여 나아갈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성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실은 아무나 가지고 있는 능력이 아니지만,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획득할 수 있는 역량이라고 믿습니다.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한 의지와 끈기로 마침내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에게도 성실한 마음이 생기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