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문화에 대한 짧은 생각 571
지난 금요일 HR 부서 상반기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빡세게 시행되는 동안 대면 행사가 거의 없었는데요. 거의 3년만에 부서 워크숍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전에 전사 구성원이 참여하는 All hands 미팅은 있었지만, 대면과 온라인 화상 참여를 병행했기 때문에 완전한 대면 행사는 아니었습니다.
HR 부서 워크숍은 지난 상반기 동안 구성원이 조직을 위해 헌신한 노력을 치하하고, 하반기 달성해야 할 목표와 과제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팀 단위 회고와 계획을 발표하고, 서로에게 궁금했던 내용을 자유롭게 질문했습니다. 그리고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며, 평소 바쁘다는 핑계로 잘 대화하지 못했던 동료들과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조직 구성원 수가 늘어날수록 모든 구성원이 모여 특정 주제를 가지고 생각을 교류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치열하게 돌아가는 업무에 더해 구성원 개인 스케줄도 있고, 누군가는 생산적이지 않은 행사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구성원 한 명당 리소스를 계산까지 하여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직 내 모든 구성원이 모여서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하는 시간은 잘 준비되었을 때, 구성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그냥 정기적으로 날짜를 정해놓고 때가 되면 하는 미팅은 아무런 영양가가 없기 때문에 반대합니다. 오랜만에 모든 구성원 얼굴 보는 자리로 의미를 찾고 싶다면, 평소에 더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안부 인사를 나누는 편이 좋겠습니다.
잘 준비된 미팅이란 어젠다가 확실하고, 이야기 주제에 대해서 사전에 공유되었으며, 주제가 많은 구성원이 관심을 가질 만큼 흥미로워야 합니다. 특정한 주제 없이 많은 구성원을 모아놓고 허심탄회하게 아무 이야기나 해보자거나 업무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 도와줄 테니 실토해 보라고 했을 때 대화가 잘 진행되기 어렵습니다. 사전에 구성원들에게 화두를 던져서 미리 고민한 내용을 약속된 시간에 이야기해 보자고 했을 때 의미 있는 대화가 가능합니다. 이야기 주제가 지나치게 협소하면 차라리 특정 구성원이 발표를 하고, 이를 들은 구성원이 생각하는 바를 즉석에서 나누거나 정리된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구성원이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여할수록 업무 프로세스를 포함한 조직 문화가 나아질 수 있다는 확신을 주어야 합니다. 이와 같은 확신은 구성원 간 대화에서 나온 과제를 실행할 것인지, 하지 않을 것인지 딱 부러진 소통과 확고한 의사결정이 필요합니다.
요즘 회사들, 특히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타운홀 미팅이 보여주기 위한 행사가 아니라 의미를 가지려면 주최자 또는 전담 팀이 있어서 연속성을 가진 전사 구성원 간 대화의 장으로 기획해야 합니다. 새로운 구성원을 소개하고, 축하하거나 위로해야 할 동료를 격려하는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잘 만들어진 타운홀 미팅 문화가 업무 회의 방식과 사내 소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