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굽혀 펴기를 세다가 깨달은 ‘일을 실행하는 방법’

1 아침, 저녁으로 팔굽혀 펴기를 한다. 운동은 평생 투두 리스트에 있지만, 지울 일이 별로 없는 일 중에 하나다. 시간을 내기도 마음을 먹기도 어렵다. 짧고 굵게 매일 할 수 있는 운동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그냥 무작정 시작했다. ​ 2 몇 개를 했느냐가 아니라, 했냐 안 했냐의 문제다. 처음에는 한 번에 5개 정도를 해봤다. 참 쉬웠다. 대신 뿌듯한 성취감은 없었지만. 그래도 매일 느끼는 심리적인 거부감이 없었다. 일단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복의 힘은 정말 세다. 어느새 숫자가 늘어났다. 지금은 한 번에 30개다. 반복의 힘은 정말 세다. ​ 3 운동은 근육이 하고, 정신은 숫자를 센다. 엎드리기 전에 목표 숫자를 다짐한다. 숫자를 모두 채우면 일어난다. 채우는 순간은 가장 고통이 큰 순간이면서, 또 가장 기쁨이 큰 순간이다. 횟수를 늘려가면서 다양하게 숫자를 세어봤다. 3가지 방법이 있다. ​ 4 첫 번째는 오름차순이다. 생각 없이 그냥 세는 거다. 숫자가 작을 때는 그냥 센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팔굽혀 펴기 다섯 개는 카운팅 방법까지 고민할 필요 없다. 꾸준함에 방해되는 모든 마찰을 없애고 줄인다. 그냥 하고, 그냥 센다. 오름차순은 가장 단순한 방법이다. ​ 5 두 번째는 내림차순이다. 목표 숫자에서 시작한다. 거꾸로 내려오는 거다. 매일 하는 숫자가 조금 커졌을 때다. 한 번에 열다섯 개였다. 15, 14, 13에서 0까지 역으로 내려왔다. 남은 숫자에 집중하게 되고, 마지막은 0으로 끝난다. 횟수가 늘면 고통이 더해진다. 동시에 해야 하는 남은 숫자는 줄어든다. 고통이 커지는데 남은 숫자를 세니, 남은 고통에 더 집중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미 내가 한 숫자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10개 정도를 세는 데는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숫자가 커지면서 심리적인 만족감은 사라졌다. 효과적인 방법은 아니었다. ​ 6 세 번째는 짧게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다. 지금은 서른 개다. 열 개를 3번 반복해서 센다. 팔굽혀 펴기 30개 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얼마 안 걸린다. 다양한 카운팅을 해봤다. 동일한 시간과 고통을 느끼지만 가장 심리적인 만족도가 높았다. 30이란 숫자를 세는 건 어렵다. 숫자를 기억해야 하고, 심리적으로도 범위가 너무 넓다. 10이라는 최소 단위로 이터레이션을 3번 반복하는 것이 가장 집중도가 높았다. ​ 7 팔굽혀펴기 숫자를 세다가 일을 실행하는 방법 같단 생각이 들었다. 3가지 방법은 어울리는 경우가 다르다. 첫 번째 오름차순은 단순하고 빠르다. 목표까지 곧장 돌진한다. 어떤 일은 내림차순이다. 목표를 상상하며 방법을 찾아간다. 최종 단계부터 역으로 생각한다. 짧게 여러 번 반복하기는 Lean이다. 빠르게 가설을 검증하고 다시 피드백을 되먹임 하는 과정이다. ​ 8 팔굽혀 펴기 서른 개를 하는데 1분이면 충분하다. 그때는 어떻게 숫자를 셀지 고민하지 않는다. 그냥 한다. 반복은 언제나 힘이 세다. 우리는 생각을 과대평가한다. 생각 없이 시작하는 건 세상에서 가장 쉽고 또 어려운 일이다. Just DO 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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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5일 오전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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