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게도 도움이 될만한 '직원 우선 접근법'의 진정한 의미

"우리는 '직원 우선 접근법'으로 운영합니다"라고 주장하는 기업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는 말만큼 쉽지 않고요. 단순히 '우리가 뭘 해준다', '복지가 얼만큼 좋다'는 것이 아니라, 업의 구조를 꿰고 있는 사람이 제대로 투자를 해야만 실행가능한 '전략'입니다. 대니 메이어 유니언스퀘어 호스피탤러티그룹(USHG) 창업자이자 대표가 <셋팅 더 테이블>에서 이를 강력하게 주장했어요. 그는 자신의 성공 이유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주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는데요. 대니 메이어가 말하는 ‘직원 우선 접근법’이 그렇게 효과적이라면 다른 그룹들은 왜 빠르게 해당 접근법을 채택하지 못했을까요? - 대니 메이어가 파악한 외식업계의 문제 사실 식당에서 직원을 몇 달 동안 교육하는 데 엄청난 비용이 듭니다. 하지만 이 비용을 회수하고 남을 정도로 충분한 기간 동안 직원들이 남아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죠. 이게 외식업계에 존재하는 구조적 문제 중 하나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온전히 믿음을 주고 직원들에게 투자할 수 있는 식당이 얼마나 있을까요? 있기는 하겠지만, 이는 그 자체로 어마어마한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죠. 그리고 즉각적인 성과 없이, 훈련과 직원에게 투자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자본이 필요합니다. 또한, 교육의 성과보다 비용이 더 클 가능성도 높아요. 직원에게 고객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다 보면, 이를 보상 및 보너스 구조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죠. 즉 직원들이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만들려면 비즈니스 모델로서 지원해야 하는 ‘선택’과 ‘의사결정’과 ‘투자’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이러한 투자를 할 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어요. 하지만 조직으로부터 이러한 투자를 받는 구성원들은 이를 상당히 의미 있고, 중요한 일로 받아들입니다. 쉽게 말해, 1) 직원의 훈련과 성장을 위해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 많은 투자를 하는 일, 2) 아니면 훈련 없이 좋은 서비스를 하길 기대하는 일, 둘 다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이라는 이야기입니다. - 대니 메이어가 채택한 문제 해결 방법 대니 메이어는 팜클럽 모델(The farm club model)로 직원들을 붙잡았습니다. 팜클럽은 프로야구에서 일군으로 쓸 예비 선수를 양성하기 위해 만드는 팀을 의미합니다. 이를 잘 활용하면, 직원들의 이탈을 막는 한편 승진 기회도 제공할 수 있어요. 즉 USHG이 일종의 팜클럽처럼 사회 초년생들에게 경력을 발전시키면서 더더 좋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제가 사회 초년생 직원이라면 대형 체인인 ‘쉐이크쉑’에서 일을 시작한 다음 매니저로 승진을 할 수 있고요. 아니면 유니언스퀘어 호스피탤러티 그룹(USHG)계열의 다른 파인 다이닝 식당으로 점프할 수도 있겠죠. 이는 비즈니스 운영부서 소속 직원뿐 아니라, 셰프들에도 해당됩니다. 심지어 직원들은 창업자인 대니 메이어와 손을 잡고 본인의 지점을 열 수도 있고, 초기 투자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더 나아가, 미쉐린 가이드 별점 3점을 자랑하는 일레븐 매디슨 파크는 또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주는데요. 여기서 아주 오랫동안 근무한 총지배인과 수석 주방장이 일을 잘해서, USHG이 이들에게 식당을 매각하기도 했습니다. 서로 다른 유형과 규모, 가격대, 직원들을 보유한 다채로운 식당 포트폴리오 덕분에 직원들은 입사를 하면 울타리 안에서 경력을 쌓고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연간 퇴사율이 기본적으로 50%에 달하는 식당 비즈니스에서 USHG이 직원들을 육성하고, 붙잡아두며, 그들에게 투자를 하는 방법입니다. - "구조를 읽으세요!" 사람들은 대부분 당장 힘든 일에 1차적인 조언을 얻고자 합니다. 상황이 일어나는 근본적인 구조를 보지 못하고 지금의 상황을 소위 ‘사이다’로 해결하려고만 생각하니까요. 그러나 구조적인 역학이 동일한 상황에서만, 일관된 조언이 통합니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조언을 듣고도 상황이 해결되지 않을 때, 원망을 하게 됩니다. 유용하지 않은 말이라면서요. 마치 사막식물을 ‘더 좋은’ 환경으로 옮겨주겠다며 뿌리를 뽑아버리는 것과 비슷하죠. 사막식물이 살아가는 토양, 태양, 수분 공급 등에 신경을 쓰지 않고요. 당연히 ‘더 좋다’고 얘기했던 환경에서 그 식물은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뭔가 잘 되는 것처럼 보이는 시스템을 얘기할 땐 그 뒤에 숨어 있는 구조를 먼저 읽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시장과 기업 모두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직원 우선 전략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구조를 제대로 읽어야 가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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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11일 오후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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