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맛집을 무기로 싸우다

지난 8월 5일에 롯데월드몰에 오픈한 런던베이글에 많은 사람들이 찾으며 5시간이 넘는 줄이 세워졌다 합니다. 앞서 3월 노티드월드를 오픈할 때도 1천분이 찾아주셨었죠. 더현대가 팝업으로 존재감을 키우며 확장하는 사이 롯데몰은 다양한 맛집 브랜드의 유치로 반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백화점에 맛집 브랜드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요, 어느 정도일까요? 런던 베이글은 2021년 안국점에 오픈한 후 ‘줄 서는 맛집’으로 화제를 모은 베이글 전문점으로 로드샵이 아닌 대형 유통시설에 입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담당 바이어는 수년의 삼고초려 끝에 입점을 유치했다고 합니다. 처음 관계자들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거절만 수십 번 당하고 롯데백화점의 상품 기획 방향과 비전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고 밝혔습니다. 이 정도면 공을 들이는 수준이 가히 명품 브랜드만큼이나 정성입니다. 다른 곳은 어떨까요? 전통적인 맛집의 성지, 압구정 현대백화점도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이 압구정 본점 식품관에 문 연 쉬폰 케이크 전문점 ‘마사비스’도 연일 500개 준비 물량이 조기 완판되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담당 바이어가 긴자식스 매장 앞 긴 대기 줄을 보고 수십분 기다려 맛본 뒤 1년 넘게 본사에 제안서를 보냈다고 하죠. 끈질긴 설득에 마사비스 측은 매장 위치와 주변 상권 등을 둘러본 뒤 입점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백화점이 계속된 거절에도 러브콜을 보내고, 예외까지 둬가며 식음 브랜드를 유치하려 하는 것은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러나 줄 서는 맛집 브랜드가 잇따라 탄생하면서 상황이 바뀌었죠. 영업시간이나 운영 방식, 임대료 등에 제약이 있는 계약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곳들이 나오고, 백화점들이 이들을 모시기 위해 수년간 공을 들이는 분위기가 생긴 것입니다. 트렌드에 민감한 20대가 핵심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백화점은 집객을 위해 F&B를 강화해 가고 있습니다. F&B는 효과가 즉각적인 데다 가격 면에서 소비자에게 저항감이 덜한 편이라며 트렌디하다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수단으로 F&B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음료 1000잔 파느니 샤넬 백 1개 파는 게 낫다’는 게 과거의 사고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상권 따라 F&B로 ‘백화점에 가야 할 이유’를 만들고, 이렇게 모은 고객들에게서 추가 구매를 만들어내는 시기가 도래했습니다. 샤넬 백 1개는 1명이지만, 음료 1000잔은 1000명의 집객이기 때문이죠. 스트릿에서 브랜드를 선보이는 F&B 매장들이 과거에는 몰과 백화점에 입점하면 브랜드의 경험이 떨어지고 희소성이 부족해지는 것을 우려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런 인식도 바뀌고 있습니다. 더현대 서울이 팝업에 놀러 가는 백화점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기도 했고, 롯데몰도 1층에 대형 베이글 브랜드가 들어올 정도로 푸드를 비즈니스의 가운데로 놓고 있죠. (런던베이글뮤지엄 옆에는 젠틀몬스터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백화점에서 맛집을 유치하기 위한 치열함은 더 커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떤 브랜드가 어떤 형태로 백화점과 몰에 등장할지 주목하고 F&B와 유통의 트렌드를 지켜보면 이후의 변화를 미리 엿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경제 기사에 개인의 견해를 더해 담았습니다.

'입점해주세요' 유명 맛집 공들이는 백화점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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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6일 오전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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