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과 '산업'의 관점: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1. 팬덤의 관점에서, 앨범 차트가 아니라 싱글 차트 1위를 했다는 건 대중성을 확보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팬덤이 더 넓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재 음악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이 점점 팬덤의 확장에 의존한다고 볼 때, 빅히트는 이제 막 한 챕터를 끝낸 셈이다.
1-1. '글로벌 기준 방탄의 팬덤 규모는 4천만 명 수준(추측)'이라면 사실은 비욘세, 콜드플레이 등과 비교할 땐 미약한 수준이기도 하다. 전략적으로는 팬덤의 규모가 4천만에서 8천만으로, 1억으로 꾸준하게 또한 급격하게 성장하지 못하면 빅히트의 글로벌 진출은 좌절될 수밖에 없다고 이해했다. 그 점에서 이제 한 고비를 넘긴 것.
1-2. 바꿔말해 콘텐츠 플레이어의 핵심은 시장의 1위를 차지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 자체가 문제다. 여기서 재미난 건, 빅히트의 이런 문제 인식은 가까스로 500명의 팬덤을 확보한 인디 음악가의 고민과 본질적으로 같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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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산업의 관점에서, 이미 얘기한 대로, 뭐 누구나 예상했던 것이기도 하지만, 영어 가사의 힘. 참고로 작사/작곡은 영국의 싱어송라이터인 David Stewart와 Jessica Agombar가 맡았다. 두 사람 모두 사실상 신인에 가까운 인물들이라 향후 그들의 커리어에도 큰 변화가 있을 듯. (물론 아주 신인은 아니고, 꽤 괜찮은 메인스트림 팝을 만들고 히트시킨 인물들이다. 업계의 듣보잡이 아니라 성장 중인 인물들이란 얘기.)
2-1. 달리 말해 이번 싱글 차트 넘버 원은 오로지 비즈니스 관점에서 '가성비 좋은(=아직은 저평가된) '로컬'의 신인 작곡/작사가를 발굴해 활용한다'는 측면도 있다. 방탄 뿐 아니라 K-POP이란 '장르'가 글로벌 음악 산업에 기여하는 측면이기도 함. 바로 이게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장르적으로도 케이팝의 가장 큰 특징이자 차이라고 생각했다.
2-2. 그러니까 이번 사례는 '케이팝의 싱글 차트 넘버 원'이라는 현상으로서 팝 시장의 표면에 그치는 게 아니라, 글로벌 팝 산업의 내부 구조에 케이팝이 개입하는 방식이기도 해서,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케이팝은 그 영향력을 꽤 오랫동안 행사하지 않을까, 싶기도 함. 그야말로 '영미권 팝의 뉴노멀 시대'랄까, 그런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