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삶기록 (work & life) 680 1 피드백을 받는 일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내가 만든 결과물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용기와 그들의 소감을 들을 용기가 필요합니다. 내가 무언가를 만들 때 작품에 들어간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욕심에 가깝습니다. 같은 사물과 현상을 보더라도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고유의 성향과 습성이 있습니다. 그로 말미암아 생긴 사고방식으로 사물과 현상을 판단합니다. 따라서 나의 생각이 너의 생각과 온전히 같길 바라는 마음은 잘못된 욕심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피드팩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공감을 얻고 칭찬만 받고 싶다는 욕심이 피드백을 두렵게 만듭니다. ‘어디 다른 사람은 나와 얼마나 생각이 더 다른지 두고 볼까?’ 약간 이런 마인드가 좋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나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를 만날 확률도 있습니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피드백을 경청하는 태도입니다. 한 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남의 말에 귀 기울여 듣는 내용이 3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나머지 70% 내용은 우주 저 멀리 날아가 흩어져 버리겠죠. 저도 그렇지만 사람들은 참 남의 말 듣기 싫어합니다. 인간에게 자유 의지가 주어졌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고요. 그런데 소름 돋는 신의 섭리는 남의 말을 경청하고 받아들이는 자에게 복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2 매주 금요일은 회사 구성원 끼리 랜덤으로 점심 식사를 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구성원 3-4명이 짝지어서 함께 점심 식사를 하는 것입니다. 점심 식사 파트너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만들어서 소통 채널에 공유해 줍니다. 그럼 자신이 속한 점심 식사 그룹 사람들과 메뉴를 정해 만나서 먹으면 됩니다. 제가 속한 점심 식사 그룹은 커뮤니티 매니저와 콘텐츠 디자이너, 프로덕트 매니저 이렇게 4명이었습니다. 회사 근처 푸드코트에 가서 각자 먹고 싶은 메뉴를 골랐는데 4명이 모두 다른 메뉴를 주문했습니다. 역시 사람은 모두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맛있는 점심 식사를 먹으면서 각자 맡고 있는 업무와 회사 근속 기간, 과거 재미있는 경험을 이야기 나눴습니다. 군대 이야기가 나와서 옛날 생각이 잠시 났습니다. 지금이 마치 군대 훈련소 이튿날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들었던 옛 동료들과 떨어져 낯선 환경과 사람들 가운데 놓인 상황이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감히 군대와 직장 생활은 비교도 안 되는 문화이긴 합니다. (ㅋㅋ) 어찌 그리 군대만 가면 비합리적인 사고를 하게 되는지, 외부와 단절된 장소라서 그런 걸까요? 아님 무장을 하고 적으로부터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들어서일까요? 어느 곳도 군대와 비교하기 힘들 만큼 그곳의 문화는 특별합니다. 점심시간에 그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은 해병대 캠프를 다녀온 프로덕트 디자이너 여성 동지가 계셨기 때문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남성 동지와 공감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이야깃거리를 꺼내준 따뜻한 마음이었네요. 3 퇴근 후에 팀 회식을 했습니다. 메인 메뉴는 양꼬치였고, 사이드로 중국식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동료들과 사적인 대화를 나누며 아주 조금 친밀해질 수 있었습니다. 음식이 맛있어서 동료와 대화보다 먹는데 집중한 것이 살짝 후회가 되기는 하네요. (ㅎㅎ) 그래도 입사 3일 차만에 동료들과 조금 편안해진 것 같아 마음이 놓입니다. 배도 부르고 집에 손님도 계시다고 하여 걸어갔습니다. 걸으면서 지난 한 주도 돌이켜보고 다음 한 주는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떠올려 보았습니다. 새로운 업무와 동료와의 관계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다음 주부터는 오늘보다 더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의도적으로 더 노력할 때 지난 시간보다 발전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좋은 회사와 좋은 동료들을 만나게 된 것을 감사하며, 어려운 시기를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