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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메일은 사전에 관계가 없는 사람이 보내는 메일을 말한다. 모르는 사람의 메일이니 누구나 잘 확인하지 않는다. 본다고 해도 몇 초의 순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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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콜드 메일과 메시지를 받는다. 글로벌 사업을 시작한 뒤로는 해외 메일도 많다.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는 대량 메일도 있고, 내게만 보내는 메일도 있다. 개인화 기술을 썼는지 대량이지만 나에게만 보내는 것 같은 메일들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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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가끔 모르는 발신자의 메일을 본다. 놓친 기회가 없지 않을까 싶어서다. 보다 보니 크게 두 종류의 패턴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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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단 한 번 보내는 메일이다. 온니 원.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보낸 사람은 최대한 많은 미끼를 놓고 낚시를 한다. 찌가 흔들리지 않는 낚싯대는 쳐다보지 않는다. 반응이 없다면 후속 액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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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 찌르는 이런 메일에도 가끔 답장하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받은 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서 회신하기가 쉽지 않다. 아쉽다. 한 번이 아닌 두 번째 메일로 늦게라도 회신을 달라고 했더라면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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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일정한 간격으로 계속 보내는 메일이다. 익숙한 스팸이다. 양으로 승부한다. 상대방의 반응을 받을 때까지 계속 보낸다. 좋게 보면 노력이다. 보통 그저 불쾌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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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받은 기억에 남는 반복 메일이 있다. 이전 메일에 회신하여 쓰레드로 묶어 몇 차례 보낸 메일이다. 단순히 같은 스팸의 반복보다 이 형태는 훨씬 신선하고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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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이랬다. ‘사업을 하면 누구나 엄청 바쁘단 걸 잘 안다. (첫 번째 메일에 답이 없길래) 혹시나 내 메일을 놓쳤을지도 몰라서, 빠르게 두 번째 메일을 보내둔다. 이전 메일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뉴욕에 있는 PR 쪽 스타트업에서 보낸 메일이었다. 하마터면 답장을 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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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엔 고객이 있고, 모든 커뮤니케이션엔 상대가 있다.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그 상대가 고객이다. 내가 원하는 게 있기 때문에 그 상대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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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는 사람은 일요일 밤에 메일을 보낸다. 그래야 월요일 아침에 받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그 메일이 보이기 때문이다. 늘 상대의 관점으로 생각하면 답은 쉽게 나온다. 상대가 아닌 내 관점으로만 본다면 답을 찾는 것조차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