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어쩌면 조직문화가 그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불과 최근 1주일만에 테슬라 주식이 $500 선 에서 $330으로 34%(!)가 빠졌다. 변두리 회사도 아니고, 세계에서 가장 시총이 높은 회사중 하나가 이렇게 흔들렸다. 기사에 나온 내용처럼 여러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겠지만, 사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되면서) 우려되는 부분은 테슬라가 하드웨어-소프트웨어-AI 삼관왕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다.
회사마다 주력하는 산업분야가 있고, 그에 맞게 회사 조직문화가 결정된다. 삼성이나 애플같은 하드웨어 회사는 한번의 실수가 제조결함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보니 아무래도 체계적이고 엄격한 조직 분위기가 형성되고, 네이버나 구글과 같은 소프트웨어 회사는 실수를 해도 비교적 쉽게 롤백할 수 있으니 좀 더 과감하고 자율적으로 시도해보는 분위기가 가능하다. 여기서 AI중심 회사 (또는 팀)는 모든 걸 (심지어 지금은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 조차도) 자동화하겠다는 마인드가 중요하기 때문에, 순수 소프트웨어 회사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띈다.
세 분야를 전부 다 잘한다면 물론 좋겠지만.. 구글은 모토롤라 인수로 하드웨어 분야 진출을 해보려 했지만 뼈아픈 실패를 맛봤고, 애플은 꽤 좋은 소프트웨어 팀을 가지고 있지만 AI를 선도하거나 AI가 주력인 회사는 아니다. 삼성은 그나마 따라가보려 했던 소프트웨어를 최근에는 포기한게 아닌가 하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 회사들이 돈이 없어서 다른분야에 투자를 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회사 DNA를 바꾸는 것은 정말 어려워 보인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전기차는 세 분야를 석권해 보겠다는 룬샷이다. 최고 성능의 전기 자동차, 탄탄하고 안정적인 소프트웨어 플랫폼, 그리고 완전 인간대체가 가능한 자율주행 AI까지. 기사에 나온 결함들은 세가지를 한번에 하려다 보니 디테일에 신경을 못쓰게 되는 상황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세가지를 모두 한 회사에서 하기 위해선 어쩌면 완전히 새로운 조직문화를 창조해야 할지도 모른다. 쉽진 않을 것 같지만, 혁신을 향한 열정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