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②아마존, 이커머스 적자 대행진의 끝은?
뉴스핌
01 . 아마존 이커머스의 구조에 대한 분석. 아마존의 이커머스 사업이 미국의 지리적/시장과 생각보다 느린 자동화 과정 때문에 월마트보다 불리하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10개월 전 기사라 지금은 어떤 상황이 됐을지 모르겠다. 근본적인 부분의 차이는 없을 듯 하다.
이런 기사를 읽을 때마다 시대를 관통하는 어떤 흐름을 생각하게 된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
02 . 첫번째는 회자정리 거자필반의 원리. 흩어지면 뭉치고 뭉치면 흩어지는 것이 세상 이치다. 시간의 차이는 있으나 사람들은 결코 현 상태의 고착을 원하지 않는다. 대세를 따르는 걸 좋아하는 순간도 있지만, 너무 하나만 커지는 걸 좋아하지도 않는다. 싫증 내기 마련이다. 월마트가 아마존에게 쩔쩔맨다는 얘길 들었던 게 불과 몇년전인데. 상황이 또 이렇다.
03 . 물론 그게 옳은 방향으로만 간다는 보장은 없다. 현재 시장을 재패한 쿠팡이나 올리브영도 어느 시점에는 다시 반-쿠팡 반-올리브영이나 넥스트의 그 무언가에 자리를 내 줄수밖에 없다. 소비자의 심리도 그렇지만 그 플랫폼들에 참여하는 브랜드들이 어느 시점에 '이럴 바에는...'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이 올 것이다.
04 . 그런 점이 또 시장의 역동성이고 사회 구성원의 편익을 늘리는 방향이기도 하다. 이 일을 하다 보면 소비자와 판매자의 입장만 생각해보게 되지만, 상업이란 결국 사회 전체가 연관돼 있는 일이기에 모든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지 않으면 굴러가질 않는다.
05 . 두번째는 결국 사람이 손수 하지 않으면 돌아가는 일은 없다는 것. 가장 단순해 보이는 인간 활동이 알고 보면 가장 기계화하기 어렵다는 '모라벡의 역설'하고도 연관이 있을 것 같다. 기계는 그림은 그릴 줄 알아도 빨래는 정말 못갠다. 생산,물류,배송,마케팅 자동화/무인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지 꽤 됐지만 뚜렷하게 달성된 케이스는 잘 없는 것 같다.
06 . 생각해보면 자동화는 인류의 오랜 꿈이었으나 지금까지도 아주 극히 일부만 구현이 됐다. 결국은 사람을 쓰는 것이 비용적인 면에서 더 합리적이고. 일도 효과적이었던 것이다. 어설픈 무인화나 자동화는 결국 관리비용을 증대시킨다. 얼마전 외국에서는 셀프계산대가 오히려 비용을 늘려 철수시켰다는 얘기도 나오고.
07 . 자동화까지도 아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로컬 브랜드 인수 후 확장을 하는 단계에서 로컬 브랜드들의 덜 자동화되고, 덜 효율화 된 제품 생산 방식을 개선하거나 이관하는 데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단 얘기를 종종 들었다. 이 또한 같은 맥락일 것이다.
08 . 칼 폴라니가 쓴 <거대한 전환>이라는 경제사책이 있다. 이 책의 핵심 아이디어 중 하나는 자연(토지)나 노동력(인간)은 근본적으로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상품의 논리대로만 개조하거나 강제할 수 없으며 그것이 강제될 경우 반드시 파국이 온다는 것이다.
이게 꼭 전체 사회 뿐 아니라 좀 더 작은 단위에서도 적용된다는 점을 생각하게 된다. 소비자의 편익을 위해 내부 구성원이나 파트너의 이익과 권리를 찍어누르는 방식은 과연 어느 정도까지 유효할까? 이런 맥락에서 사람의 일을 쉽게 자동화나 비용효율화의 논리로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했던 이들이 기대보다 느린 기술의 개선속도, 인간의 노동, 사회의 힘에 의해 낭패를 보는 건 개인적으로는 즐거운 일이다.
09 . 예를 들면 아래 인용과 같은 부분. 그래서 나는 사람 없으면 안돌아가는 일을 하면서 곧 대체된다느니 비용절감이라느니 기술혁신이니 뭐니 떠드는 사람들을 잘 안 믿는 이유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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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자동화와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뺏는다고 우려했지만 여전히 아마존 풀필먼트 센터는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구인난의 영향 중 하나는 악명 높은 작업환경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자동화의 효율성 증가 속도보다 매출액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해 왔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매년 풀필먼트 센터의 자동화와 로봇 기술력이 진화되고 있다고 자랑해 왔다. 이미 광범위하게 활용 중인 선반 로봇 키바 외에도 최근에는 스패로우라는 로봇팔을 새로 선보였지만 여전히 풀필먼트 센터에서 일할 사람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건 아이러니다.
이제 투자자들이 원하는 건 더 이상 로봇 자랑이 아니다. 자동화로 인해 풀필먼트 센터의 비용이 줄어들어 영업이익 흑자가 대폭 증가했다는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런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투자자들은 자동화와 로봇의 기술력이 얼마나 더 진화해야만 비용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수익성이 증가하는지 무척 궁금해하고 있다."
"반면 미국처럼 땅덩어리가 넓고 사람들이 여러 지역에 넓게 흩어져서 살아간다면 물류비용과 물류센터 건립비용이 훨씬 비싸질 수밖에 없다. 미국 각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는 아파트 거주로 촘촘히 밀집돼 있는 한국보다 훨씬 적다. 따라서 소비자에게 직접 물건을 전달하는 최종 단계인 라스트 마일 구간에서 미국은 기본적으로 한국보다 배송 비용이 훨씬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미국의 높은 인건비, 낮은 인구밀집도로 인한 비효율적 배송 동선, 긴 배송거리로 인한 높은 유류비와 물류비용은 단점으로 작용된다. 대신 미국은 경쟁사가 쉽게 진입하기 어려운 게 장점이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미국 전역에 이미 5300개가 넘는 오프라인 매장을 가지고 있는 월마트의 매출증가세가 왜 꺾이지 않고 계속 증가하는지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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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1일 오후 11:21
오
... 더 보기AI가 앞으로 세상을 바꿀 어쩌구 저쩌구 하는 내용은 큰 관심 없다. 당연한 이야기기도 하고 너무 많이 듣는 이야기도 하기 때문이다. 본 기사에서 가장 흥미롭게 본 부분은 '한국은 챗GPT 사용이 가장 활발한 국가 중 하나다. 오픈AI에 따르면 한국의 주간 활성 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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