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로] '성난 사람들' 성공의 진짜 이유
다음 - 매일경제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이 에미상 8개 부문을 석권하자 국내 일부에서 ‘한국적인 이야기가 통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드라마에 한국적인 요소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감독과 배우 여럿이 한국 출신 미국인이다. 라면과 떡볶이, LG전자, 대한항공, 한인 교회도 나온다. 주차장에서 경적을 울리며 시작된 사소한 시비가 숨 막히는 복수극으로 치닫는 ‘성난 사람들’은 흡인력 강한 드라마다. 필자도 지난해 나오자마자 10부작을 몰아보기로 주파했다. 그러나 한국적인 것에 끌렸기 때문은 아니었다. 이성진 감독도 말했듯, 그 드라마에서 한국적인 디테일은 이야기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한 소품일 뿐이다. 드라마에 빠져든 것은 그토록 쉽사리 분노의 감정에 굴복하는 두 주인공에서 거울로 내 마음을 비춘 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엔 할리우드가 동양 스토리를 다뤄 온 익숙한 패턴이 나오지 않는다. 이민자의 정체성이라든가 인종차별 같은 테마도, 주인공에게 애매한 조언을 날리는 멘토나 무술 고수 캐릭터도 볼 수 없다. 동양인이 비중 있는 역할로 나와 지금껏 서양 배우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메인 스토리를 맡았다.
https://v.daum.net/v/2024012403022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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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24일 오후 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