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첫 책을 내는 데 성공했다면 가장 힘든 구간은 이미 지났다는 것이다. 다음 책을 내는 것은 그만큼 어렵지는 않다. 한국의 독서 생태계 현실은 서글프고 기이하다. 일단 유명해지면 대충 써도 책이 팔린다. 안 유명하면 안 팔린다. 작가 지망생이 작가가 되는 게 가장 힘들다. 첫 책을 낸 신인 작가가 두 번째 책을 낼 기회를 잡는 게 그다음으로 힘들다. 이름이 알려진 작가는 설령 원고가 시시하더라도 다음 책을 낼 기회를 비교적 손쉽게 얻는다. 무지막지한 부익부 빈익빈 시장이다." "어떤 젊은 작가 지망생들은 다른 직장을 구할 시도를 하지 않고 전업 작가라는 배수진을 치려고 한다. 글 쓰는 일이 아닌 일에 보내는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빨리 문명(文名)을 알리고 싶은 조바심에 위험하더라도 지름길로 가보자, 도박을 걸어보자는 마음이 되는 것이리라. 진심으로 말리고 싶다." "내성적인 이들 중에 혹여 ‘사람 대하는 스트레스를 받기 싫어서’라는 이유로 전업 작가를 꿈꾸는 이가 있다면 뭔가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책을 만드는 작업이야말로 협업이며, 전업 작가의 업무 역시 협상과 타협의 연속이다. 유명 작가가 조용한 집필실에서 다른 사람 방해 없이 원고에만 매달리는 모습은 영화에나 나오는 판타지다." "아마 첫 책을 낼 때쯤 출판사에서 “꼭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시라”는 당부를 듣게 될 거다. 언론 인터뷰를 하게 되거나 좋은 서평이 나온다면 부끄러워도 직접 알리는 수밖에 없다. 특히 책이 2쇄를 찍게 됐다면 출판계 내부 독자들을 향해 자랑하자. 출판사도 장사를 하는 기업이다. 2쇄를 찍은 작가가 다음 책을 낼 기회를 얻는 데 있어서 2쇄를 못 찍어본 작가보다 당연히 더 유리하다." 내가 첫 책을 내기 전에 이 글을 읽었더라면 그 많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자신의 책을 내고 싶으신 분들은 이 글을 꼭 한번 읽어보시길. 장강명 작가의 '책 한번 써봅시다' 칼럼.

첫 책이 안 팔려도, 꾸준히 쓰면 ‘역주행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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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책이 안 팔려도, 꾸준히 쓰면 ‘역주행 효과’

2020년 9월 29일 오전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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